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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의 조형성




조형성의 양측면 


한글 자모의 탄생은 인체원리에 의한 것이었다  발음을 하기위한 발성기관의

형상과 발음작용을 아울러 표현한 것이었다  인체에 작동하고 있는 신체구조

와 그 구조공간에서 작용하는 물리학적 역동의 궤적이기도하다 혹은 다른 각

도에서 보면 발음기관의 생체적 긴장을 나타낸 것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한글은 인체원리가 작용한 산물일 것이다 따라서 그 자모  형태가 인체를 닮

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한편 모든 피조물들이 그러하지만 그 탄생 창조의 원리를 도해하는 것과 탄생

된 이후의 객관적 모형이 주는 느낌과 의미는 그 각도가 다를 수 밖에 없을 것

이다 존재원리를 생각할 때와 존재를 감지할 때 우리의 받아들임은 매우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존재원리 혹은 탄생 창조의 원리라는 측면에서 한글자모는 현재의 그 형태가

얼마만큼의 변형이나 유동을 허락할 수 있는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문자

학의 측면에서라면 상호 변별을 침해하지 않는 형태상의 여유가 그 가능성의

공간이라고 볼 수 있을 뿐이다 모든 생명이 있는 것들 혹은 질체가 있는 사물

은 나름의 고유 형태를 가지고 있고 그 형상의  고유성이 바로 개성이며 개성

적 진실이다 물론 이를 더 자유롭게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하다 고유한

형상의 진실을 딛고 나면 형상의  창조는 더 자유로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글의 창조적 개성과 진실을 탐구하면서 동시에 객관적 조형적 가능성을 아

울러 탐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인체의 원리에서 출발한 한글이 그 단순

함으로인해 일반적 조형의 원리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있으므로 그 보편적특

성의 탐구가 필요할 것이다



객관적 조형성


한글의 객관적 조형성이란 창제이후의 자형이 주는 기능과 의미와 감각 같은

문제가 연관된다 최근에 일부 문자 디자이너들이 한글자모의 순수한 느낌을

묘사하려는 시도가 있었는데 이는 객관적 조형의 영역에 속한다 말하자면 조

형적 순수감각을 추출해보려는 노력의 하나일 것이다 물론 궁극에 가서는 그

결과가 한글창제의 원리와 정합되는 방향으로 나타날 것이다


물론 한글 자모의 모습을 자유롭게 변형하여 일반 회화의 영역과 연관지우려

는 시도들도 있었다 이 역시 객관적 조형성의 실험에 속하는 것일 것이다 그

와같이 객관적 조형의 본질을 얻기 위해 매우 주관적 노력을 하는 것 역시 의

이있는 일이다 모든 객관적 진실은 결국 내면화 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같은 노력에 더하여 객관적 조형의 객관적 원리성을 찾아보는 것도 그 하나

의 중요한 방편일 것이다 예를 들면 한글 자모에 대한 비유적 접근이다 자형이

주는 일차적 감각적 특징을 가까이 인체에 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얼굴에 비유하면;


은 머리 뒤를 연상한다

은 턱을 연상한다

은 옆얼굴을 연상한다

은 머리칼을 연상한다

은 앞 얼굴을 연상한다

은 얼굴과 머리칼을 연상한다

 이마를 연상한다

은 볼을 연상한다

은 머리 위에 얹은 장식을 연상한다

은 상투와 비녀를 연상한다

은 관을 쓴 모습을 연상한다


인체에 비유하면;


는 오른손 내민모습(는 두 손)

는 왼손 내민모습(는 두 손)

는 자리에 오르는 모습

는 자리에서 내리는 모습

는 누운 모습

는 자리에서 일어선 모습

는 자리에서 내려선 모습

는 왼손을 내밀고 왼쪽을 향항 모습

는 손을 거두고 돌아선 모습

는 자리에 올라 앉은 옆모습

는 자리에 내려 가는 옆모습

 

등등으로 연상 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같은 비유적 비정은 객관적인 듯 보이

지만 결국은 주관적 느낌(보편적인 것이라고 해도)에 의존한다 따라서 보다 더

객관적 조형원리를 탐구할 필요를 느끼게 된다


객관적 조형성을 논할 때 자형의 획 모양에 절대성을 부여할 것인가 아니면 자

형이 주어진 공간을 분할하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볼 것인가 하는 문제에 부딪

게 된다 획의절대성을 강조하려면 획의 내적인 동인에 주력하여야하고 공간성

에 주목하면 공간과의 조화에 주중하게 된다 중국 서예에비교하면 안진경체와

구양수체에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 한석봉체는 이 양자를 조화시킨 서법으로 

이해할 수 있다


획 자체가 독립적 존재라고 보든 공간적 존재라고 보든 관계없이 자형은 상호

조화를 통해서 문자로 기능하게 된다  만약에 문자라는 제한을 없애고 독립시

키면 좀 다른 의미의 조형성을 과시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강력한 자모의 독립

성이 조형적으로는 기본 욕구이며 성향일 것이다 따라서  음절화된 문자로서

한글을 보기 전에 독립 음소단계의 조형성을 따지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고 생

각된




개념화의 시도-한글은 회화 그 자체


객관적 조형성을 생각하는 일은 사실 너무 다양한 가능성이 있어 막연하기까

지 하다 그러므로 한글 자형의 개념화할 수 있다면 새로운 조형성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는 획의 절대성을 주의할 때 보다 적용이 가능하다


은 꺾어 내림

은 내려 꺾음

은 밀어 내려 당김

은 당겨꺾고 밀어내려 당김....


등등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이렇게 보면  이는 그림을 그릴 때 텃치하는 일반

적 방식으로 획을생각할 수 있게 된다  '당기고 -밀고 -꺾고 -내리고' 하는 것

은 일반의 여러 동작이나 작업에  필수적인 것이다 모네의  수련을 자세히 보

면 자유분방한 많은 텃치선들이 그 내부에 약동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한글

자모는 그같은 창조적 작업의 기본형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한글은 규정 혹

은 한정할 수 없는  자유로운 회화선을 그 특징으로 한다고  정의할 수 있을것

이며 회화 그자체일 수도 있다고 정의하게 된다  모든 형상과 그림은  한글로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보면 경이로운 일이기도 하다 물론 다른 문자들

도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지만 한글처럼 음소 단위가 그대로 조형적 기초를 이

루는 경우는 없다고 생각된다 한글의 자음 획은 그대로 회화선이라고 해도 무

방할 정도이다




공간표현의 장-공간확보의 기획


한글이 공간성을 풍부하게 지니고 있으므로 공간성에 주목할 필요도 있다고 생

각된다 우리세계의 공간이 우주라면 공간성을 오히려 논하기 어렵다 만져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 공간을 현세의 물질이라고 보고 물질공간으로서 한글을 대하

면 좀더 구체적 공간이 그려지게 될 것이다 바다 대지 강물 나무 등등의 일정공

간을 한글로서 다시 구획한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 한글 자

음의 모습은 공간의 계선이 될 것이다 인공적인 흔적선이 된다는 것이다 이 한

글계선은 그 바탕이되는 전제공간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지니게 될 것이다


반면에 빈 공간의 힘을 분할하는 기능으로 볼 수도 있는데 무한공간에서 상하

좌우를 한정하는 공간기획을 의미할 수도 있다 문제는 한글 자음의 공간기획이

상하좌우의 어느 하나로 구성되지 않았고 두방향 이상의 복합적 기획으로 구성

되었다는 점이다 두 방향 이상이면 새로운 공간확보가 가능해진다 말하자면 독

립적 공간확보의 기획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음절을 이루어 음절문

자가 되고 나면 공간확보 보다는 공간의 분할과 조화라는 의미로 구체화되게될

것이다



탄생원리와 조형성의 합치문제


한글이 보편적 조형성의 기초를 구비하고 있고 생명의 출발일 공간확보의 기

능을 가지고 있다면 이같은 보편적 공능을 공반하게된 한글 탄생의 원리와는

어떻게 연관지울 것인가도 문제가 될 것이다 한글창제가 발음기관을 중심한

발음의 원리를 기술한 측면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음성에 대한 한글적 기술의

결과가 역시 보편성을 지니는 까닭은 발음의 국면을 공간화 형상화하여 드러

냈다는 점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발음공간 자체를 순수공간으로

받아들이고 이 공간을 구획 구분함으로서 공간을 흐르는 성기의 유동을 통제

할 수 있고 그 결과 음가를 정확히 구현하였다고 설명할 수 있다 여기서 발음

기관의 좌우상하의 긴장은 그대로 일반공간의 좌우상하 구획이나 구분과 일

치하지 않을 이유가 없으므로  일반보편성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은 없다고 생

각한다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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