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 명이 괘설

원문출처

明夷卦說

주역의 명이괘는 '지-화'로 구성되었다 이들 두고 밝은 '빛이 땅 속에 있으니 밝음이 상한다'고

해석해왔다 과연 빛은 지상에서 한껏 빛날 수 있고 지하에 있다면 그 빛이 상할 것은 사실이다

이를 바탕으로 빛을 감추고물러나 은둔한다고 풀기도 한다 더 나아가서는 군자가 기미를 미리

알아서 자신의 밝은 덕을 감추고 물러난다고 해석하였다 

그러나 빛이 상하는 것 즉 빛이 소모되는 것이 반드시 궁곤한 때만을 말하는가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그리고 꼭 소인이 높은 자리에 있어 군자가 밝은 덕을 펴지 못하는 것으로 보아야만하

는가 하는 의문도 있을 수 있다 

괘사에서는, 

명이는 어려움을 알고 곧고 바르면 이롭다

고 하였으니 괘사 역시 어려움으로 풀이하였다 이 괘사를 해석해보면 '명이 때에는 어려움을

알아서 곧고 바르게 하는 것이 이롭다'라고 풀게 된다 빛 결국은 열기가 땅 속에 있다면 이는

땅 속의 온기일 수도 있고 또 온기 속에서 자라는 생명의 어려움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명이

괘의 여러 해석이 역시 이러한 가능성을 부정한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이를

문왕의 유수에 비교한다고 하여도 변함이 없다 불변의 주제는 '문명함'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상전의 말은 의미가 있다

'상전에 말하기를 밝음이 땅 속에 들어감이 명이이니 군자는 그로 인하여 무리에 

군림하되 어둠 속에서도 빛나게 한다'

고 하였는데 물론 '어둠 속에서도 빛나게 한다'는 것은 '감추어 빛나게 한다 라고해석할 수

도있다 이 역시 빛남이 주제로서 변함이 없다 이런의미에서 이(夷)의 실질적 의미가단순히

상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여유를 좀 둘수도 있는지가 매우 궁급하다 여유를 둘 수있다면 단

순히 상하는 뜻일 수 없기 때문이다 대개 夷는 尼 昵 仁 弟 등과 친연관계에 있는 것으로알

려져있다 그 친연 관계가 문자학상 어떤 의미를 가지는 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문자의

분화과정을 나타내는 것은 사실일 것이다 만약에 尸와 의미상의 연관을  심찰한다면 이는

죽음을 의미하고 신주나 시동을 의미하고 시신의 안치를 의미하고  나아가서는 후계를 의

미할 수도 있다  이 때 尸의 의미가 분화하여 나아가면서 원래의 의미를 표해두기 위해 仁

이 고안되었을 수도 있다 親의 뜻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모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명이에 대한 문왕과 기자의 비교는 괘상의 일반적 의미상 당연한 것이었다 지혜를 감추어

함축하고 어려움의 시기를 극복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드러내든 감추든 두 인물이 가진

의식과 사상은 중단되거나 변함은 없었다는 사실이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사람은 함인의

힘으로 새 왕조를 열어 어진정치를 대성하였고 또 한사람은 인고를 견디면서 천명의 변화

를 받아들이고 그 명을 훼손하지 않았다 은나라 폭군으로 알려진 주가 충간하는충신 비간

을 죽였는데 미자계와 기자는 오로지 죽음을 피하기 위해 순응하거나 지혜를 감추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는 것이다  (폭군주)

끝으로 명이괘는 아직 용어자체가 명확히정의되지 못하였다는 것도 문제점이다 '명이'가

과연 무슨 뜻인지 더이상의 탐구가 필요하다

초구: 明夷于飛  垂其翼  君子于行 三日不食  有攸往 主人有言

원문을 읽고자 할 때 지-화 명이 괘상의 정체성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지 않고는 사실상은

독해가 어렵다 '불이 땅 속에 들어갔다'는 것은 매우 편의적 해석이며 '빛이 상한다'는 관

념과 연관되었을 뿐이다  이런 전제를 떠나서 괘를 다시 바라볼 때 화에서 지로 전개되는

상황을 이질적 사물의 만남으로 볼 수도 있지만 동질적 현상사태의 발전 진행의 결과라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즉 화의 작용에 기초하여 지의 생성의 성과가 이룩된 것으로 읽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 화는 단순한 화가 아니라 화기를 통해서 성숙된 그 무엇이

며 지는 그 성숙된 결과를 운용하고 누리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