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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에 힘쓰라
논어에 유자의 무본설은 의미깊은 깨달음을 전하고 있다
군자는 근본에 힘쓴다는 이 말은 학문의 중핵은 아니지만
학문의 통로에서 지켜야할 중요한 덕목이며 방법론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무본의 기본을 유지할 경우 학문의 내부에서 혼란이 적을
것이며 무용한 혼란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일상의 삶에서
도 공연한 번뇌를 차감하고 학문의 본 줄기에 그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유자는 근본이 서면 도가 생겨난다는 원대한 성
과를 말할 수 있었던 것이다 도가 생겨난다는 것이야말로
학문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원하는 경지인가 바로 그 경지
에 자연히 도달하게 된다는 말이니 역시 심상한말은 아니
라고 단정해도 좋을 것이다
사람은 매일의 삶에서 얼마나 곁가지에 얽매어 사는가를
생각해보면 그 말의 가치를 절실히 이해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일상에서 직면하는 어려움은 많다 생활고라든가 사
회 정치 가문 내에서 관계를 형성하고 창조적인 삶을 영
위하려는 노력은 수시로 좌절되곤한다 그 만난을 헤쳐나
아가는 것이 학문의 길이므로 어떤 학문의 삶에서 곤란
을 만난다는 것이 학문의 약화를 의미해서는 아니될것이
다 무본은 바로 그런 가운데 학문의 삶을 지켜나아가는
중대한 비밀인 것이다
유자가 아니더라도 이같은 방도를 말한 예는 많다 대학에
서 말하는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도 역시 무본과 같은 집
중성을 말한 것이다 대학은 주로 그 순서 순리를 말한것
일 뿐이다 무본이란 순서를 바로잡는 일이라고 할 수 있
기 때문이다 전후좌우를 살핀다는 말도 바로 전후좌우의
상황에 대응하면서 근본을 잃지 말라는 말일 것이다
중심을 견지한다는 의미의 중용이라든가 임방이 공자께
예의 근본을 물은 사실 유자가 효는 인의 근본이라고 말
한 것 등 학문을 논한 어떤 경우든 무본의 정신이 일탈된
경우가 없다고 보아야 하기 때문에 유자의 무본설은 성
인의 말씀을 잘 요약한 확론이다 심지어는 자하가 말하
기를 배우지 않았어도 배웠다고 하리라 한 말도 학문의
중심이 지켜지지 않을 때 배움이 없는 것만 못하다는 말
일 것이다 자하의 말은 현자를 존중하고 부모를 섬기
고 군주를 받들고 벗에게 신의를 지키는 행실의 근본을
지적한 것이었다 마음의근본을 지키는 일과 행실의 근본
을 견지하는 일은 표리를이루는 것으로서 불가분한 것일
것이다
이 간단한 확론이 우리에게 절실히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반드시 혼란과 혼미를 더 오래 겪게될 것은 당연할
것이다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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