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시대의 한글

새시대의 한글

전통문화 속에 머물던 한국이 근대에 들어 서구문화와 접촉하면서 새로운 기원을 열었다

그 댓가는 혹독한 것이었지만 새로운 물결이기도 하였다 서구가 주도해온 근대이후의 역

사에 우리가 서서히 합류하는 과정이었던 것이니 이른바 세계화의 일환이었다 폭넓은 안

목과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이었다 우리 문자도 그에 따라서 어

느정도 변모해왔고 또 변모할 것이다 전통적 우리 문화의 기조가 변모하였듯이 우리말도

문자도 그에 따라서 변전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우리글은 음소문자이면서도 음절문자처럼 활용하고 있다 음소문자 그대로 쓰

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인가 하는 것도 하나의 미래를 위한 질문이다 다양한 음소조합

으로 음절을 이루고 있으니 음소문자의 본질을 유지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읽는과정

에서 음절로 읽으니 음절문자처럼 쓰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것은 과연 어떻게 변할 수

있을 것인가 현재로서는 확언하기가 어렵다 다만 시도하고 탐구할 뿐이런 탐구와시도가 

축적되어 변전해야하는 필요에 직면할 때 유용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어떤 발상과 시

도도 유의미하다고 느낀다

이런의미에서 주시경 최현배선생 이래로 유지돼온 풀어쓰기의 시도가 전연 무의미한 것

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적어도 조형적 변화를 시도할 수 있고 문자체계자체를

재검토하는 일은 있을 수 있으며 필요한 일이기도하다 우리는 늘 새로움을 추구할 수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떤 대세나 흐름을 이루는 일은 마음대로 되는 일은 아니다 그러

나 그 새로운 물결은 누군가의 준비에 의해 기폭될 수는 있다 그 결과가 어떤 것이든 늘

새로움의 추구는 신성한 것이 아닌가한다 오늘날 문자디자이너들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

유이다

                                                                             -하이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