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고뇌하라

반고흐그림이야기

<다짐글>

인생의 전면에서

글로 고뇌하라

글의 의미

글과 그림은 다 문(文)이다  예술도 문이며 과학도 문이다 탐구와 창작에 관계하는 한

어느 분야든 다 문일 수 있다 글은 새긴다는 뜻에서 나온것으로 보인다 새긴다는 말을

넓히면 표현한다는 의미가 된다 표현을 통해서 인류는 오늘의 역사를이루었다 소통하

고  표시하고 제시하고 하는 공동의 노력이 많은 성과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글

은 그 이상의 존재다 스스로 질서와 세계를 보유한다 사람으로 치면 인간의 심상을 객

관의 장으로 끌어내어 새로운 면모를 드러낼 수 있도록 해주는 장이기도 하다 

글이란 필자가 가진 생각이나 체험의 내용을 독립시키려하는 의연한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할 수 있다 나 스스로를 나로부터 해방하여 광야에 내보냄으로써 새로운 역동적인

의미와 가능성을 수행하도록 하는 새로운 생명부여의 노력이기도 하다

글은 꼭 잘쓸 필요는 없다 명확하고 정확하다면 충분할 것이다 아니면 자연스럽게 또

박또박 말하듯 하면 될 것이다 자유스러워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꺼리낌이 있는 것은

아마 좋지 않을 것 같다 스스로 스스로에서 나오는 스스로운 것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극히 스스로울수록 좋지 않을까한다

글로 고뇌하라 밀림 속에서 맨손으로

살아가듯이....

혹은 한자루 칼과 돌과 나뭇가지 도구들을 들고...

사람은 전 인생을 대책없는 고뇌로 탕진할 수도 있다 아마 적극적으로 고뇌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화피하려고 하였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한 순간

부터라도 좋다고 느낀다 전위적으로 고뇌하자  삶은 어차피 과도한 의욕으로 구성된다

아니면 의욕상실로 무너지든가 하게 될 것이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고뇌는 하나의 추동

력이 될 수 있다 나를 밀고 갈 수 있다면 고뇌도 좋다는것이다 우리는 결코 죽음이 두려

운 것중에 유일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중에 하나일뿐이다 그러므로 죽음에 이르도록 고

뇌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어떤 선입견에도 흔들림이 없이 스스로 자유롭게 고뇌하라 그고뇌로 하여금 인생을 힘

차게 추동하게 하라 운명과 무의식으로 이루어진 안개같은 시공의 한가운데서도 고뇌

하고 사소한 일들을 만나도 고뇌하며 내안의 생물에게 고뇌하며 또한 성스러움 영상에

대해서도 고뇌하라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모든 일들은 역시 고뇌하며 내 영역 안에 있는

나만의 세계에 대해서도 고뇌하라 선과 악 미와 추 의로움과 불의에 대해 똑같이 고뇌

하고 나와 너 우리들에 대해서도 다름 없이 고뇌하라 맨 처음 만난 놀라움과 두려움 그

리고 안타까움에 대해 고뇌하고 모든 보잘것 없는 나의것들에 대해서 혹은 자랑스럽다

고 여겼던 모든 허상에 대해서도 고뇌하라 모든가능성에 대해서도 물론 고뇌하라 모든

힘을 경주한 나의 노력에대해 고뇌하고 가족과 나라 문명과 세계에 대해서도 과감하고

대담하게 고뇌하라 그 고뇌의 피와 살로 자아를 새로이 구성하고 그 자아로 모든 아름

다움을 아주 새로이 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하이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