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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대하여
사람은 불안한 존재다 다듬어지고 일정한 조형적 질서로 완성된 외형은 그 격동의 내면을 담아
정돈하는 그릇일뿐이다 사람의 외관이 추하다거나 혹은 신기루처럼 아름답다거나 하는 생각은
그러므로 온당한 것은 아니다 문제는 그의 내면에 존재한다 지구의 내핵이 늘 끓고 있듯이 사람
의 내부는 역동으로 가득차야만 하는 것일 것이다 그러므로 사실은 불안하다는 말은 적절한 것
은 아니다
그럼에도 굴구하고 사람들이 편안한 일상을 추구한다 그 편안하다는 것은 움직임이 적거나 절제
된 상태를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편안히 느끼는 평소감이라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다 그렇지만
역시 그 어떤 정의의 편안함도 진정 평안하기는 어렵다 모두 정도가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또한
단적으로 편안함을 추구하는 것이 가능한 것도 아니다 늘 일렁일 수 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상시 위험한 것이 인생이며 이를 관조하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문제는 우리가 그 어떤 상황을 나의 일상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데 있다 처열산 상처나 고통
번민 같은 것들이 늘 사라지지 않는다고 하여도 그것들 역시 굴곡과 변화 그리고 시작과 끝이 한
없이 되풀이된다 그 둥근 사이클 가운데 어느 한 접점에서 내가 태평해질 수 있는 순간을 포착할
수만 있다면 그 어떤 회오리의 한 가운데도 이를 나의 일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므로 일상
이란 나의 받이들임이다
우리가 가끔 경험하기로는 심신이 피로하고 아프고 병이났을 때 드믈게지만 그 통증을 통헤서
나의 살아있음을 느낄 때가 있다 편안함 속에 죽고 걱정속에서 살아난다는 그런 말과같다 물론
컨디션이 아주 좋을 때도 살아 있음을 느낀다 당연히 아무느낌이 없을 때도 우리는 생생히살아
있고 그 사실은 수시로 감지된다 문제는 살아있음을 받아들이는 나의 자세에 있다 일상이란 이
렇게 살아있음을 자각하지 못하는 상태일 수 있다 그것은 역시 편안한 것과는 큰 거리가 있다
일상을 구성하는 모든 전 요소들을 우리가 담담히 받아들이고 그에 역시 담담히 대응할 때 진정
한 일상이 자리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것이 고통이든 안락한 것이든 마찬가지이다 나는 일상이
란 기다리는 자에게 복을 준다고 믿는다 순환하는 일상 속에서 의외로 태평함을 만나게 되기 때
문이다 아무것도 해결된 것이 없어도 그것은 늘 우리가 받아들이기에 달렸다 그래서기다려야만
하는 것이다 포기하거나 좌절하는 것은 어떤 경우라도 경솔한 것이며 그것은 불행이다 우리는
격노하며 기다리고 고뇌하며기다리고 지루해하며 기다리고 답답해하면서도 기다려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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