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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란글

돌에 돌을 얹고

하이안자 2016. 9. 17. 19:09


 





돌에 돌을 얹고



돌에 돌을 얹고

천년 만년 보냈음이여

장구한 시간도 이를

허물지 못하였네


선돌은 어찌하여

잊지 못하고 놓지 못하고

딱딱한 암석의 언어를 이렇게

끝없이 전하고 있는 것인가


피부가 마르고

굳어졌던 한 순간에

딱쟁이 어루만지며

그 언어를 깨칠 수 있었다


내 언젠가는 꼭

화강암이 되어서

산하의 바닥을 훑으며 살아온

영욕의 목소리를 담아

피마름으로 영위한 세월과

안개처럼 흩어지지 않았던

인고의 역사를 기록하리라


세상이 다 버리고

외면하고 등을 돌려도

준엄한 가르침의 훈교를

한파람 차거움의 대기속에

껍질 다 깨어질 때까지 전하리라



                   -화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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