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사란글

해가 지네요

하이안자 2016. 9. 17. 18:18


 9월 1일





해가 지네요



해가 지네요

눈부셨던 빛을 이제

아득히 거두어 어둠으로

잠시 돌아가려는 것이리니


오늘 하루 종일

수많은 슬픔을 위로하고

한없는 생기를 베풀어주고

잠시 쉬려고 한다네요


이 즈음이 되면 

모두를 소스라쳐 깨닫네

삶의 영화가 아름다운 것임을


고운 색광이 이토록 단순한

모노크롬의 빛으로 비로소 실존하는

순수한 생명의 본질인 것을


영롱함이란 그 위에

잠시 찬연한 것이었음을


아아 그러나 생명의 힘 환희는

잠시의 기쁨의 영력으로 오로지

쉼없이 나아가는 것이리니


태양이 마지막까지

고운 노을을 뿌리는 까닭이다


영광이란

찬란함이란

아름다움이란

촌각의 시공에서일수록

오히려 더 가장큰 진가를

간직하는 것이라네

순간이면 족하다네


깊고 깊은

어둠이 반복된들

무슨 대순가



                   -화 심










 

















 

van Aïvazovski (1817-1900) peintre russe Napoleon on island of St. Helen, 1897







'사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돌에 돌을 얹고  (0) 2016.09.17
구름 피어나는 곳으로  (0) 2016.09.17
플라워 디스플레이  (0) 2016.09.17
몸 속에 물결치는 자연  (0) 2016.09.17
죽음을 쓰다듬으며  (0) 2016.09.17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5/0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