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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란글

가을의 수목

하이안자 2016. 9. 23. 14:32


 2015년 9월 30일

When the soul lies down in that grass, the world is too full to talk about.

- Rumi Graham Gercken




가을의 수목



가을의 수목은

성숙이다

도체다

깨달음이다


푸르게 자라나서

붉게 물들 때까지

조금도 흐트러짐은

생각치도 않았다

떳떳한 항심이다


싹터서

자라서 

익어서

질때까지


한 순간도 비움 없이

명과 리를 따랐다

한치의 어긋남도

있은 적은 없었다


나무가

우직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목마를 때도 있었고

말라버릴 위기도 있었다

바람에 꺾이기도 하고

피부에 상처를 입기도 하였다


뿌리와

줄기와

가지와 잎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시도 중도를 버리지 않았다


하늘 땅을 섬김이며

사람을 위함이며

만물과 함께함이다

거의 성스런 것이다


나무 아래가

엄숙한 이유다




              -화 심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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