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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의 창조적 성분
한글은 창제 이래 다양한 서체로 발전해 왔다 음절문자로 표기하면서
자음-모음-받침 사이의 공간이 존재하므로 이 빈 공간을 적절히 조정
하여 다양한 변화가 가능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한글이
운용되면서 생겨난 제2의공간이다
자음과 모음 자체 또한 공간을 보유하고 있는데 1)함축된 공간 2)거
느린 공간으로 구분할 수 있다 획의 내부에 머금은 공간이 함축공간
이며 획의 외부에 달린 공간이 거느린 공간이다 예를 들어 ㅅ의 경우
는 아래에 함축공간이 있지만 위에 좌우로 거느림 공간이 있다 ㄷ이
나 ㄱ의 경우도 함축공간이 있으며 ㅁ은 폐쇄된 내부공간이 있다 ㅇ
이나 ㅎ과 함께 폐쇄된 함축공간은 획의 자유로운 구사에 약간의 제
한이 있지만 기타의 함축공간은 획의 다양한 변화가 가능하다 자음
은 대개 함축 공간으로 구성되고 모음은 거느린 공간으로 구성된다
이 함축 공간과 거느림 공간이 한글의 창의적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바탕 구조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공간은 채워질 수 있고 또 공
간 안에서 자유로운 선의 변화가 허용되기 때문이다
음절 표기가 아니었다면 자모의 내외 공간을 활용한 자모글자 자체의
다양한 발전이 있었을것으로생각된다 한글의 창조적 변형에서는 음
절 표기가 상당한 제한을 가한 셈이된다 중첩된 공간의균형을 도모하
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독립공간이야말로 창조성을 발휘
하는 제1의 공간일 것이다 물론 음절 문자와 문자 사이의 제3의 공간
그리고 행간이라고 부르는 제4의 공간도 있다 이들 공간이 모두 글자
에 상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ㅎㅏㄴㄱ-ㄹ'이라고 풀어써보면 공간이 매우 넉넉해짐을 알 수 있다
'ㅍㅜㄹㅓㅆㅡㄱㅣ'(풀어쓰기)를 해보면 '풀어쓰기'와 '푸러쓰기'의 구
분이 되지 않는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ㅍㅜㄹㅇㅓㅆㅡㄱㅣ'로 표기
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그러므로 풀어쓰기에 문제는 없으나 가
독성이 늘 문제시 되어왔다 가독성을 위해서는 이 넉넉한 공간을 살
로 채워서 구체성을 강화해야한다고 생각된다 즉 약간의변화와 확충
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경험상 영문자와 유사해지는 경향
을 지니게 되는데 이는 어쩔 수 없는 자연적 형태다
그렇게 보면 독립공간은 문자적 창조성을 발휘하는 제1의 공간이며
이 공간의 활용을 통한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화 심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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