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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기복례론
극기복례는 인의 정의로서 극히 높은 수준의 가르침이다 이렇게 짧은 문장으로 인의 정의를
완결한 표현은 성인이 아니고는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이 언설의 중심은 예(禮)이다 공자가
안연에게 이 가르침을 내려주었을 당시의 예의 뜻을 간취하지 않고는 전체 의미를 이해하기
는 어렵다
안연이 이어서 실천 항목을 물었는데 공자는 예가 아니면 보지도 말고 듣지도 말고 말하지
도 말며 움직이지도 말아라고 대답하였다. 예(禮)와 자신(己)의 긴장을 표현한 말이라고 생
각된다. 인(仁)을 물은 안연에게 예(禮)로 대답한 것이었다.
공자는 젊은 시절부터 예학의 전문가로 알려져있었다. 아마도 주로 제례를 중심으로 예법
을 탐구하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중용 19장에 보면
郊社之禮 所以事上帝也ㅣ오 宗廟之禮 所以祀乎其先也ㅣ니
明乎郊社之禮와 禘嘗之義면 治國은(이) 其如示諸掌乎
라고 하였다 상제에게 제사하고 조상에게 제사지내는 예에 밝다면 나라 다스리는 것은 손바
닥 보는 것과 같을 것이라고 하였다. 예법의 근원이 제례에 있음을 보여주는 말이다 이러한
태도는 공자의 설을 계승한 것이다
어떤 이가 공자에게 체(禘:천자의 종묘대제) 제사에 대해 물은데 '잘 모르겠다'하시고 '그 예
설을 안다면 천하의 일이 이를 보는 것과 같을 것이다'하시고 자신의 손바닥을 가리켰다.
或問禘之說한대 子曰 不知也로라
知其說者之於天下也에 其如示諸斯乎ㄴ저하시며 指其掌하시다
제사란 현재 만나볼 수 없는 이에 대한 예법이다 조상이나 상제 천신의 경우인데 사람의 조
상이 사후에 허무하게 멸하는 존재가 아님을 의미하는 것이 제사일 것이다 아울러 천신이나
상제는 역시 현상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우리 의념 속에 존재할 수 있는 대상
일 것이다 이들 조상신과 천신은 요즘 말로 형이상학적 존재다 혹은 역사적 존재라고 할 수
도 있을 것이다 장구한 역사 속에서 정의되고 파악된 존재이기 때문이다
제사가 예법의 근본이 되는 까닭은 맹자에서 단언하고 있다
《孟子.離婁下》:「養生者不足以當大事,惟送死可以當大事
주석에 보면
事生固當愛敬, 然亦人道之常耳。 至於送死, 則人道之大變。 孝子之事親,
舍是無以用其力矣。 故尤以爲大事, 而必誠必信, 不使少有後日之悔也。
죽음이라는 인륜의 대변을 맞이하여 지성을 다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하고 있다 산 이를
봉양하는 일은 당연한 일이며 그리 큰일 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돌아가시면 소홀히하
기 쉬운 것이므로 대사로 여기로 지성을 다해야 함을 말한 것으로 해석한다
중용19장에서도
踐其位,行其禮,奏其樂,敬其所尊,愛其所親。事死如事生,事亡如事存,孝之至也。
없는 이 섬기기를 있는 분처럼 하라고 하였다
이렇게 본다면 제사 예법은 생사를 넘나들면서 운용되었다. 돌아가신 분을 산 분 처럼 섬
기라는 것은 예법에 있어서는 생사간에 차별이 있을 수 없음을 말한 것이다 공자의 제례
는 이같은 삶의 예법이었으며 이상적 정의의 예법이었다고 생각된다 생각하면 사람의 죽
음은 삶의 종결이며 멸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삶이 불후하게 이어질 수 있는 것은
후손들이 그들의 삶을 계승하고 재구성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친친의 질서에 따라서 개
별적으로 조상과 선친의 삶을 구현하려는 노력이 유지되며 나아가 총체적으로 선대의 삶
을 유지하고 재구성하는 노력이 이어졌다 이러한 움직임이 바로 역사를 구성하는 것일 것
이다.
그렇게 본다면 기(己)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이다 극(克)이란 다스리는 것이다 이 때 다스
린다는 것은 자신을 멸하는 것이 아니고 자신과 조화를 이루는 것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
다. 상서 요전에 순(舜)이
瞽子,父頑,母嚚,象傲;克諧以孝,烝烝乂,不格姦。
효심으로 자신을 이기고 화락을 이룩하였다고 하였는데 여기서 극해(克該)라는 말이 바로
조화를 의미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대개 예법이란 효제충신으로 언명된다 이념의실천인 것
이다.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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