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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란글

아아 벌써 이곳에 눈이

하이안자 2018. 11. 9. 22:20



Basking In the Glow by Nathaniel Merz






아아

벌써 이곳에

눈이




어느

벌써


눈이

내렸습니다


땅 끝

절벽 위


소나무

가지 위에

소복합니다


냉기 속에

순백의 빛으로

담담한 정경은


아마

나만의 감동은

아닐 것입니다


구름인듯

안개인듯


대지로부터

하늘로 차오르는

입김같은 뽀얀 입자들은


속 푸른 솔의

마음의 속삭임입니다


아직도 아직도

하늘을 향하고 있는

의지의 발로입니다


오르고 올라서

내가 하늘 되고

하늘이 나 될 

그 때까지

쉬지 않으리라


어찌보면

가당찮은 바램이며

너무 원대한듯 하지만


모든 삶이란

원래부터

그런 것이었으며

또 그래야 하는

것일 것입니다


바람이

스치면 매번

근심이 많아지고


계절이

바뀔적마다

두려움에 떠는 것은


나약한 생명의

어쩔 수 없는

몸짓이지만


그 나아감은

굳고 강하여


무엇으로도 결코

막을 수 없을 것입니다


바로 그래서

백척 간두에서도

저토록 의연한 것일 것입니다


오늘

그리하여

크고 작은

전률의 의미를

새로이 보았습니다


스스로를 

진정으로 흔들어 깨우는

바로 그런 자각을 위한

호곡일 것입니다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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