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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의 표정
사과는
사과나무의 얼굴입니다
투박한 가지와 잎에서 피어난
꽃이기도 합니다
물론 땅 속에 깊은 뿌리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대지의 몸짓입니다
바람에 씻겨 매끈하고 둥급니다
바람의 손길입니다
터질 듯 익어가는 것은
태양의 격려요
온전히 둥근 모습은
물의 인도입니다
사과는 그 은혜들을 속 깊이 간직하고
넉넉한 기쁜 표정으로 있습니다
생사를 넘어 영원한 미소입니다
눈 코 귀 입 없어도 그 생기를 느끼며
말이 없어도 다가오지 않아도 뜻을 통해 압니다
생명 존재의 위대함입니다
살아감의 영묘함입니다
막을 수 없는 함께함이며
당당히 고독함이요
의연한 자립입니다
산유화처럼 서로
멀리 떨어져 자라도
자연히 하나됨입니다
-화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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