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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혁명론
1
한글을 반포한 후 오늘까지 한글의 발전사를 정리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6대혁명단계를 거론하였다 사실상 한글의 창제
는 문화사적 생활사적 혁명임에는 분명하다고 하겠다 이 혁
명의 진행과정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일도 의미 있다고 생각
한다 말하자면 끝나지 않은 혁명인 것이다
2
그렇다고 하여 한글 이전의 한자문명을 낮게 평가하는 것 또
한 적절한 것은 아니다 혁명이라는 개념이 그 전의 역사를 전
면적으로 부정하는 방식으로 해석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우리
누천년의 역사를 부정거나 훼손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
다 예컨대 한글을 학문용어로 사용되지 못하였다는 점을 문
제점으로 강조하는 것은 역시 적당한 것은 아닐 것이다 한글
은 스스로 위대하다 무엇에 대비하여 위대한 것이 아니다 한
글이 스스로 발전하고 우리 문화의 중심이 되기 위한 노력은
우리의 것이다 즉 혁명의 책임은 우리 안에 있다는 것이다
3
엄밀히 말한다면 문자란 생각의 그릇이다 말을 적는 것이지만
동시에 사고의 틀이기도 하다 대화할 때 사용하는 언어를 적는
데 그치지 않고 사물을 탐구하는 과정을 주도한다는 것이다
한자를 사용하거나 영문을 사용하더라도 나의 사고와 탐구의
개성은 소멸되지 않는다 그러나 순수한 우리 말과 글로 말하고
탐구할 수 있다면 더욱 자유롭고 효율적이며 개성과 창의의 영
역을 보다 잘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한글은 그래서 위대한 것
일 것이다
4
우리 글은 지금 발전 도상에 있고 한껏 꽃피우지는 못하였다
앞으로 우리의 중대한 과제인 셈이다 우리 말로 우리글로 탐구
하고 대화할 때 우리는 보다 더 가까이 진실에 다가갈 수 있어
야한다 즉 우리말과 글을 더욱 다듬고 정밀화해야한다는 것이
다 문자와 말만가지고 될 일이 아니다 우리의 삶을 모두 그 안
에 담아서 사고하고 생각하고 행동하고 평가하는 전반적일 일
들이 바로 그안에서 벌어지면서 발전해 나아갈 것이다 문자를
말을 구사함에 보다 논리적으로 치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치열함으로 우리는 원대한 개척의 길을 갈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당장 미끈하고 마음에 드는 표현을 추수하기 보다는 새롭고 정
밀한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5
나는 지금도 한문문장을 쓰곤 한다 나름의 보폭과 의미의 나아
감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어로 쓰는 것과는 판이하게 다르
며 동아시아 고전의 원래 모습이기도 하다 문자로 열게 되는 영
역이 미묘하게 다른 것이다 그 의미의 역역은 이미 우리말에서
도 포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문으로 글을 쓰기도 한
다 역시 영어권 사람들의 문장과는 매우 다른 의미를 거느릴 수
밖에 없지만 나름의 특이한 발견 영역이 존재한다 어느 문자나
말이든 완벽하지는 않다 그래서 발전이 필요한 것일 것이다
-화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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