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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무엇으로 사는가
우린
무엇으로 사는가
시공을 이어 변함없는 회한과
하루하루의 고리를 만들어
이어가는 고된 노작의 들에서
아직도 삶을 영위하는 고집은
어디서 나오는가 생각하니
스스로 너무도 경이롭다
우린 정말 무엇으로 사는가
사방을 감싸고 있는 투명한 대기를
맑은 바람을 그대로 느끼지도
못하는 슬픔 그대로 안고서
자연의 신비한 비경을
한번도 찾아들지 못하면서
그러고도 매일을 영위하는 모습
돌아보니 꽤나 놀랍다
우린 참으로 무엇으로 사는가
이유없이 만개하는 꽃잎처럼
싱싱하게 자라는 들풀처럼
그리 사는 삶에 무슨 인과가
있으랴마는 자꾸 자꾸 되묻지
않을 수 없는 요즘이다
일견 아름다운 생명은
사실은 끝없는 쟁투인 것을
모를리 없겠건만은
투사가 못되는 자의 하루들은
과연 슬퍼해야 하는가
그리고 그것으로 고운 꿈은
접어야 하는가 묻고 싶다
활력으로 넘쳐보이는 사람들이
사실은 우울증으로 존립하고
나아가고 있음을 어찌 알지
못할까만은
그 먼 끝에 빛나는 오로라
화안한 광채의 공간 바로 그
문명의 시공을 그리며 사는 것
다만 그뿐이리라
우린 이를 꿈이라하나
사실은 꿈 그 이상이다
언젠가 꼭 이루어질
문채빈빈함을 믿는다
동아시아 고전의 확신이다
치란이 아무리 교일해도
그래서 살아감을
아름다운 것이리라
우린 오직 그 때문에
사는 것 이리라
다름이 아니리라
오직 빛으로 사는 것
이리라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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