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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의 한 끝에서
삶이 절절하게 끝으로 이어질 때
우린 그 안에서 촌보도 일탈할 수 없다
벋어난 가지처럼 좁혀져가는 여유에
나아갈 길이 스스로 정해져 있다
바로 자연이며 법칙이다
허나
한 알 씨앗에서 잎을 틔워낼 때는
우리가 결국 하늘 가 턱없이 못미치는 곳에서
발걸음을 멈추어야 한다는 것은 까맣게
몰 랐 었 다
그러나 역시
갈수록 좁혀드는 삶은 한 허울이다
한걸음 머물러 돌아보면 한길로만 갈 것은 없다
난 곧게 자라야하는 나무가 아니기 때문이다
적어도 내 팔길이 허공을 원으로 그려
내가 다 차지할 수 있다는 경이를
알 지 못 했 었 다
모든 존재하는 것들은 사실 공간의 정복자다
하루살이이건 천년을 사는 춘나무 이건
위대한 점유자인 점에서는 매한가지다
좁혀지는 길을 버리고
넓은 길로 내달아 갈 수 있는 것
계절의 분절은 사실은
그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리라
계절의 한 끝에 서서
끝으로 이어지는 영원함을 따르고싶다
낙엽마저 의연한 까닭이리라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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