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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란글

4계의 한 끝에서

하이안자 2008. 11. 19. 01:38

 

 

 

 

사계의 한 끝에서

 

 

삶이  절절하게 끝으로 이어질 때

우린 그 안에서 촌보도 일탈할 수 없다

벋어난 가지처럼 좁혀져가는 여유에

나아갈 길이 스스로 정해져 있다

바로 자연이며 법칙이다

 

허나

한 알 씨앗에서 잎을 틔워낼 때는

우리가 결국 하늘 가 턱없이 못미치는 곳에서

발걸음을 멈추어야 한다는 것은 까맣게

몰  랐  었   다

 

그러나 역시

갈수록 좁혀드는 삶은 한 허울이다

한걸음 머물러 돌아보면 한길로만 갈 것은 없다

난 곧게 자라야하는 나무가 아니기 때문이다

적어도 내 팔길이 허공을 원으로 그려

내가 다 차지할 수 있다는 경이를

알  지  못  했  었  다

 

모든 존재하는 것들은 사실 공간의 정복자다

하루살이이건 천년을 사는 춘나무 이건

위대한 점유자인 점에서는 매한가지다

 

좁혀지는 길을 버리고

넓은 길로 내달아 갈 수 있는 것

계절의 분절은 사실은

그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리라

계절의 한 끝에 서서

끝으로 이어지는 영원함을 따르고싶다

낙엽마저 의연한 까닭이리라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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