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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란글

흔들리는 이 가을에...

하이안자 2008. 10. 31. 00:55

 

 

 

 

 

 

흔들리는 이 가을에

 

 

 

또다시 그대로

가을을 맞이하고 말았다

인생에 백번도 되지 않을 일이지만

이 가을엔 갑자기 떨리는 흔들림으로 새롭다

 

계절이 깊어지도록

난 들녘에 한번 나가보지 못했지만

그 흔한 등산 한 번 못했지만

단풍닢 빛은 이미 내 안에서 익어가고 있었다

 

마치 도심의 산사에서

고요히 고립해 살아도

세상의 아픔이 실시간으로

몸속으로 전달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오늘하루 또한

힘겹게 넘기고 벌써 내일 아침

출근해 문앞에 설 걱정이 눈앞에 서 있다

세월과 무관한듯이 흘러가는 내 일상에도

강물 표면은 일렁이는 바람결에 있었다

가을은 바로 그 물결의 출렁임을

더 절실하게 전하며 내 안에 든다

 

조금씩 오그릴 수 밖에 없는 날씨라든가

뜻모르게 너무 화려한 잎새들

이유 없이 맑고 푸른 창너머 하늘빛

다 이방인의 풍경이다

문득 두 손바닥 대어보니

오호라 아직 내 피는 덥구나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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