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연가
- 어리석음의 노래 -
우린 지금
야욕앞에 섰다
어리석음이 부르는 것
방황이 부르는 것
바로 그것이다
한치 앞
아득한 세계 있건만
한 걸음 뒤
고요한 뜰이 있건만
우린 지금 자리에서
일어서지 못한다
순간으로 이어지는 삶은
그래서 애련으로 가득한것
정해진 인생은
그리하여 회한으로 넘치는 것
우린
아름다움을 묻지 못한다
진정 힘찬 길을 오르지 못한다
세속에 갇힌 일월이다
매일을 후회하며 살아도
새로움을 일으키지 못하는 것은
진정 슬픈일이며
오직 나약함의 발로일 뿐이다
생의 모든 분절을 타고
돌이켜 돌아볼 것 없어도
그 생은 영광일 수 있는 것
담담하고 의연하면 족할 것을
그저 맑고 고우면 그만일 것을
마음이 고요한 길이면 충분한 것을
내 안에 모든 격정을
우물처럼 거두면
그대로 곧 어짐의 들인 것을
은혜의 정원일 것을
우린 그저 야욕앞에
눈감고 서 있어라
서리처럼 차거움 감돌아도
따스한 불 피울줄 몰라라
바람만 따라 흐르면
다만 어지러울 뿐인 데도
물결만 타고 나아가면
나는 없는 것인 데도
-하이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