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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rding of life/춘추학사

키네이션

하이안자 2011. 6. 3. 20:39

카네이션

글쓴이:haianist

조회:3
작성일:2006-12-10 06:38:49
수정일:2006-12-10 23:14:08

게시물주소: http://confucianismaskoreanhistory.ohpy.com/29408/4

글내용 본문

 

 

 

 카네이션

 

 

 

 

지난 5월에

나이든 제자에게 받은

카네이션 있었다

 

오늘 보니 필갑에

세워두었던 꽃과 가지는

색을 다 잃고 건초가 되어있다

난 그 리본을 고리로

벤자민 가지에 걸어 두었다

 

짧았던 수개월 사이

넌 상처와 노쇠와 소멸을 겪고

이제 나의 역사가 되기 위해 걸렸구나

 

그러나 네이션아

이건 온전히 너의  개인사다

나는 다만 너의 문화사를 읽기 위해

길이 보존하련다

 

넌 생명을 잃은 것은 아니다

보아라 네 가지는 그대로

힘차게 허공으로 마음껏 휘어 있다

네 줄기는 아직 푸름이 남아 있고

꽃잎도 진 주홍빛의 정체를 잃지 않았단다

네 가지가 포용한 공간

너의 하늘은 오히려 엄숙하구나

 

색은 단지 분신이며

네 뼈 살아있으니

넌 아직 산 것이 아니냐

몸으로 스스로 문자되어

불후한 네 몸은 그대로

영원하리니

낸들 몸이 너만치 유구할까

 

그러나

난 너보다는

장구한 존재가 될 수 있다고

정말로 믿어서  미안하구나

 

요즘은 노망난 것은 아닐텐데

꼭 그렇게 생각된단다

그리고 사실 그럴 수 있단다

 

우린 다만 공간을 새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빛과 형체의 공간

전연 새로운 공간

그건 꿈같은 것이지만

진실로 그럴 수 있단다

 

마음만 먹으면

 

 

- 하이안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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