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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란글

공간의 문

하이안자 2013. 10. 13. 08:40

 

 

 

 

 

 

공간의 문

 

 

새로운 세계는

자유롭게 파도치는

맑은 물결이 가득해야 한다

 

사계절 변함없이

무한한 대지를 어루만지며

창공을 우러를 수 있어야 한다

 

벽을 헤집고 겨우 마련한 창과 문이

부끄럽거나 실망스럽지 않도록

 

모든 사이들의 갈피를 타고

우리가 홀연히 태어났지만

본래 문은 없었다

 

스스로 열리고 닫히며

공간과 공간이 자유로 유동할 뿐

막힌 벽이 없었다

 

크고 작은 구역을 나누는

모든 경계들은 다만

생명을 옹위하는 전선이다

 

나와 너를 가르고

이와 저를 나누고

오늘과 내일을 단락짓는 선들은

하나같이 아름다움이 넘친다

진실이 서로를 맞대고 부비며

즐겁게 지나가기 때문이다

 

허공을 오르며 자라는 나무 없으며

진공을 숨쉬며 태어나는 개체는 없다

 

뭉치고 쌓이면

빛나서 별이되는

알갱이들이 유영하며

만드는 점과

긋는 획들은

미학의 결론이다

 

새로운 순열과 조합뿐

탈출과 도피의 행로는

전연 필요가 없다

 

지는 해 어둠에 서서

철옹성 성벽을 바라보며

한탄하지 말라

 

그것은 다만 신기루 인것을

새끼 손가락 만큼도 힘없는 것인 것을

 

마음에 두지 말고 바라보지도 말라

이도 없고 부리도 없는 새인 것을

 

처음부터 없는 문을 찾지말라

다만 스스로를 풀어 헤치라

진정의 열기로 생긴

모든 틈새로 드나들도록

 

원래 다 빈

허공이었다

 

 

 

 

 

                            -하이안자 화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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