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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란글

존재의 무거움

하이안자 2013. 10. 18. 07:48

 

 

 

존재의 무거움

 

 

무겁디 무겁다

등짐이 별거 아닌데도

 

발길을 가로막는 바람이

끊임 없기 때문인가

 

소매를 끄는 연줄이

질기디 질기기 때문인가

 

쇠고삐가 따로없다

팔 다리 목 어깨

 

사통오달의 길에

막힘없는 통로인데도

 

걸어도 걸어도

빙빙 도는 미로다

 

자나도 지나도

벗어나지 못하는 굴레다

 

그러나 이 껍질 벗으면

무심히 허공에 던져질

나의 모든 알갱이들이

처소를 잃을 것이 두렵다

 

원의 중심을 향해서

나를 거두고자 돌아오고 또

돌아오려하는 데도

나는 자꾸 외계의 계선에 끌리어

부유하는 먼지 될까 겁난다

 

 

 

 

                        -와해산인 화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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