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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무거움
무겁디 무겁다
등짐이 별거 아닌데도
발길을 가로막는 바람이
끊임 없기 때문인가
소매를 끄는 연줄이
질기디 질기기 때문인가
쇠고삐가 따로없다
팔 다리 목 어깨
사통오달의 길에
막힘없는 통로인데도
걸어도 걸어도
빙빙 도는 미로다
자나도 지나도
벗어나지 못하는 굴레다
그러나 이 껍질 벗으면
무심히 허공에 던져질
나의 모든 알갱이들이
처소를 잃을 것이 두렵다
원의 중심을 향해서
나를 거두고자 돌아오고 또
돌아오려하는 데도
나는 자꾸 외계의 계선에 끌리어
부유하는 먼지 될까 겁난다
-와해산인 화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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