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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는 그 어떤 것이 아니다

 

 

자리에 누웠다가 생각나느 것이 있어 그대로 몇자 적기로 하였다 ...

 

오늘 우리들에게 유교는 매우 멀어져 있다   이 사실을 근심해야하는가 아니면

당연하거나 자연스런 역사의 흐름이라고 보아야 하는가  유교인의 일원으로서

평생을 살아오고 있는 나에게는 매우 중대한 질문이 최근 자주 떠오른다  아직

유교의 길을 발견하였거나 제시할 수는  없지만 나는 오늘의 유교 상황이 근심

할만한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이 우려는 무의미한 것인가

이미 90년대 부터는 우리는 유교의 가치를 재발견해야한다는 의식에는 도달하

였다 그러나 그것은 일부 학계의 의견이었고 유교의 주인인 일반대중의성향으

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다수 일반인에게  유교는  분명 평가절하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많은 이들이 유교 가치를  인정하고 그 덕목을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럼에도 유교로 부터  멀어진다고 보는 것은 유교적 덕목이 존

중되고는 있지만 일반가치에서 우선순위상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유교는 한국인의  절대 다수에게 가장 영향력있는 문화를 구성하고 있다

그점은  잘 드러나지 않는 유교의 위대한 힘을 은연중에 의미하는 것이기도하

다 유교는 사실 장래나 희망이 있다고 관측해야할 그런 대상은 아니다 너무나

깊숙이 일반의 삶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비록 생활인들이 의식하든 의식

하지 못하든 관계없이 유교는 스스로 역사의 대하를  이루는 것이기 때문이다

유교가 무엇이길래 그러한가 하면 유교는 그 어떤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러하

다고 역설적으로 말해야하겠다

유교는 그 어떤 것도 아니다 지식이 아니며 지적체계도 아니다 농업이나 산업

이 아니며 기술이나 정치도 아니다 종교도 아니고 미신도 아니다 예술도 물론

아니다 과학도 아니고 신학도 아니다 유교는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보인다 마

치 우리 삶이 그 어떤 것이 아닌 것처럼 그러하다 그러나 유교는 삶의 모든 분

야와 차원에 관계한다  사색하고 느끼고 판단하는 모든 영역에서 유교는 광범

하고 깊게 작용한다 삶을 그대로 느끼고 사려하는 것이 바로 유교이기 때문이

다 어떤 형식이나 지식이나 기술이나 논리에 의한 것이 아니다 삶의 현장에서

그냥 아는 것 직접 느끼는 것 또는 역사에서  감동하는 것  남에게서 받아들인

것 등등이다 유일한 유교적  조건은 조건없이  절실하게(정말 피부로 느껴) 공

감하는 것이다 그 공감의  대상은 아무런 제한이 없다 언어 문자 그림 사람 자

연 동물 식물 복잡한  인간사 그 무엇이든 대상에 제한은 없다 그 내용이 슬픔

일 수 있고 즐거움일  수 있으며 고통일 수 있고 안타까움일 수 있으며 분노일

수 있고 자책일 수도  있다 그런 것들이 유교의  핵심내용을 이룬다  그것들은

그대로 명암에 관계없이 삶에서 피어난  꽃이기도하다 그 꽃을 향유하는 것이

유교다 그것은 예술 감상과도 같으며 지적 명쾌함과도 같으며  신내림과도 같

으며  성령체험과도 같다  모든 감통의 길을 전연 제한하지 않는 것이 그 특장

이다 그래서  역경이 있고 시경이  있고  논어가 있고 맹자가 있으며 유리왕의

황조가가  있고 백수광부의 노래가 있다  우리는 그 속에서 매 순간의 삶의 결

단해 나아간다 그  결단의 순간에 힘을 주는 것은 유교적 문자들이다 인 의 덕

같은 것들이다 유교적 문자는 유교의 본질처럼 잘 정의되지는  않았지만 사람

삶과 공부의 여러 차원에서 누구나 알 수  있는 포괄적 언어다 그 문자들은 그

로하여금 결단의 중요성을 일러줄 뿐이다

왜 삶의 전체면모가 유교와 직결되는가 유교는 오직 삶에서 우러난 것이기 때

문이다 죽음과 신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유교에서는 주된 대상은 아니다 삶의

이전이거나 이후이기 때문이다  유교의 본령은 삶을 느끼고 이를 아름답게 혹

은 활력있게 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삶 이외의 것에는 주력하지않는 것

것이 원칙이다 그러므로 삶이 이어지는 한 유교는 불멸이다  유교는 예술작품

처럼 무엇에 답을 말하지는 않는다 삶의 정답은 무한하기 때문이다 다만 그끼

고 감통하여 결단하도록 한다 예를 행하도록 하지만 왜 해야하는지 꼭 설명하

지는 않는다 그것이 아름답고 또한 당위라는 점을  감통하도록 유도할 뿐이다

따라서 형식을 강요하거나 강조하는 것은 오히려 유교의 적이다 유교는 역동

하는 삶을 근간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물론 삶의 애환을 딛고 이루어가는 삶의

힘을 말한다

 

말은 진부하지만 나 스스로 에게는 새로운 생각들이다...

 

 

                                                                            -하이안자 화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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