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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의 섬
도심 속 누항의 강원에서
섬처럼 고요한 곳에서
죽음의 적막을 숨쉬며
한순간 인생이 흘렀네
확신으로 넘쳤던 청춘은 가고
흔들리는 마음 덩그라니 놓였네
문자와 부딪으며 삶을 느끼려했던
긴 세월은 정말 냉엄한 것이었지만
뼛속에 깊이 새겨진 우환의 그림자는
오늘의 진실을 오히려 전하는 것 아닌가
알고보니 이미 수십년전에
내 만일 영특한 사람이었다면
우리가 십자로에 이미 서 있음을
아마 분명 알았으리라
노둔함으로 긴 여정을 밀고 와서야
비로소 지금 우리는 동서남북의
사람일 수밖에 없음을 알았다네
한 중심점에서 꼼짝않고 앉아있었던
바로 그동안에 그 자리에서는
십자로 흔적이 쌓이고 쌓여
바빌로니아의 별성자가 수도없이
그려지고 또한 덛그려졌던 것을
팔방으로 팔방으로 그어져
겹치고 겹친 선로 앞에서
늦게서야 선택의 시공임을 알았다
그 최종 선택의 순간까지는
그러나 얼마나 시간을 보내야할까
한순간일까 영겁의 유원함일까
그것을 유일한 질문으로 남기고
점대의 가벼움으로 기다릴밖에
내 어떻게 감히 천명을 말하랴
-화심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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