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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란글

꽃은 피었다라도 진다

하이안자 2014. 8. 22. 09:25








꽃은 피었다라도 진다



초목은 꽃을 피우고

애련함을 뒤로하고는 

담담히 말없이 진다

밝은 그대로 가는 것


한 번도 피지 못한 

깊이 숨은 닢들은 

날새워 밤새워 울리라

그래도 줄기를 올리며

태양을 향해 일어선다


이미 피운 꽃들은

분명 높은 환상에 노닌다

스스로 소중하기 때문에

아름다움을 조금이라도

의심하거나 부정하거나

낮춰본 일이 한번도 없었다

찬연한 광채를 믿었다


꽃은 그렇게 지는 것

멋있게 지는 것이다

아마도 그 확신 때문이다


아직도 빛나지 못하는 잎이여

꽃의 형상이면 이미 충분하다


꽃의 몸이 있으면 완벽한 것

그 잎 그대로 빛나는 것

화사함과 밝음과 빛남이

궁극의 전부는 아니다 


빛은 실함으로만

진실로 농축되는 것이리니

이미 태어났다면

못피고 지는 한이란 없다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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