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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차마
설산에 해질녘에도
어찌 앉아 있을 수 있으랴
그 한 순간일지라도
차마 넋놓고 지나가랴
내 주먹안에
한줌 비린내 남아 있으니
어찌 차마 허공에 흩뿌리랴
어둑해지던 저녁나절부터
트릿함과 줄다리기하며
어느덧 석양을 맞는다
어찌 흘러가듯이 그대로
떠밀릴 수 있으랴
차마 손놓고 그대로
선채로 석상이 되랴
인생은 단지
단 한 파람 바람이거나
한줄기 달빛이라도 좋다
만년설의 기다림인들
차마 어찌 마다하랴
잠깐이면 되는 것을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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