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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그린 그림
-D.J에게-
바람이 흔드는 궤적을
화면에 가득 담은 뜻은
우리들 일상에 존재하는
모든 경이들 때문이다
산책하며 걸었던 길들
주변에 무성한 풀들과 나뭇가지
새소리과 물과 푸른 하늘...사람들
그리고 여기 몸을 휘감아오는
바람들 ... 미풍 청풍 훈풍 ...
일상으로 지루해진 일들이
사실은 스스로 놀라운 기적이다
매일이 혹 너무 루틴하거든
생각하자 수목의 가지도
붓만 쥐어주면 그릴 수 있음을
매일이 혹 너무 답답하거든
생각하자 그대로 이미
중대한 개인역사일 수 있음을
스산한 황량함 피부에 들거든
야만의 으르렁거림이 소름끼치거든
그 때마다 또한 생각해보자
모든 가능성이 열린 공간에서
그 자유를 그대로 온존해두는 것
그 역시 위대한 경이이므로....
모든 날 끝에선 심혼에서도
황혼의 '절규'보다는 그저 함께함이
더 아름다울 수 있음을...
뼈에 새겨지는 애련함이거나
두고 두고 피맺일 한일지라도
단 한 방울 눈물 속에 거두어
그 투명한 맑은 영채 속에
파르라니 거둘 수 있으리니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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