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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 눈
용이 눈뜨는
추석의 꿈은 무서웠다
눈까풀을 번쩍 열며
나타난 커다란 눈동자는
엄정한 표정을 지니고 있었다
용의 눈은 사람눈 이었으나
용이 가진 눈이라서 용의 눈이었다
그런 눈은 생소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엄정하고 신중한 눈이었다
그윽하고 깊은 눈이었다
막 눈 뜨는 모습과
활짝 뜬 눈이었다
적어도 우리가 알고 있는
용의 눈이
용의 눈이 아니었다
용의 눈은
용과 호랑이와
거북이 눈동자를
합체한 듯한 것이었다
아래 위 눈자위가 그윽하고
눈까풀의 눈시울 선에는
힘이 넘치는 눈이었다
검고 깊은 눈동자였다
아마 그것은 내 안의 눈동자
눈 뜨리라는 희망일 것이다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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