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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바닷 물결이
해변의 모래에 닿을 때
그 경계에
가방이 있습니다
발자국을 보니
누군가가 놓아두고 갔군요
혹은 아마 흘러온 가방을 건져서
바로 세워두었을 것도 같습니다
물자락 끝에
살며시 둔 까닭이
문득 궁금합니다
가방은 늘
떠나고자 하지요
무언가를 위해서요
또한 꼭 간직할 것들을
언제까지나 지키고자합니다
수많은 가방을 전시하고
그 앞에 보트를 두대 설치하고
보트 안에 물을 채우고 노를 결쳐두었던
유모 화백의 작품이 대전 모 방송사에 있었습니다
그 때는 2000년 봄쯤입니다
그 때 나무벽돌...기울어진 바닥 굽이 기운 구두 등이
같이 전시되었었습니다 독일서 활동하던 물의 작가 다웠습니다
이 또한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삶이 다
작품일 수 있지요
우리 여정이
또한 그러합니다
삶...
우연함과...
태어남과 성장 늙음이
역시 그렇습니다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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