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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이 한 밤에
해협의 긴 다리 위에서
나는 어디쯤 가고 있을까
달빛이 있어
조금은 밝은 마음으로 가고 있지만
어느 만큼 왔는지는 알 수 없다네
발 밑 해수면으로 떨어지는 거리
머리 위 별에 이르는 공간 사이에
무심히 서 있다네
한 발검음이
영겁의 시간일 수 있고
단지 한 순간으로 지나가기도 하리니
여기 지금은 역시 소중하고 뜻깊지 않은가
다리 끝 피안의 세계
꼭 이르지 않아도 좋으리니
-화심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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