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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란글(live Text)
사란소리(Live Sound)
산과 물 나무와 바람
난
산이 되련다
가슴께로 산골 물 흘려보내고
곳곳에 샘을 간직하고
범이 우는 소리와
토끼들의 바쁜 발자국 소리 들으며
풀들이
바스락 잎을 내고
내 몸 속으로 쑥쑥
뿌리내리는 것을 허락하고
여기 저기 모든 은밀한
비밀의 숲들을 아무 일없이 거느리고
눈 비 올 때마다 오히려 얼굴 환하고
새로 밝아지는 피부를 지키련다
내 등을 밟고 머리에 올라
나 대신 하늘을 향하여
야호! 외치는 사람들을 맞으며
기다리며 존재하고 싶다.
난
물이 되련다
끝없이 흐르다 지치면
그 밤엔 안개 되어 시공을 타고 흩어지다가
낮이면 아지랑이로 하늘 높이 올랐다가
어느 날 생각나면 구름 되어
방울 방울 뿌려져
산소를 가득 마시며 허공을 가르고
솔잎에 뒹굴다가
어린이들 머리를 매만지고
뺨을 쓰다듬다가
잡초들의 풀줄기 타고
실뿌리에 내려
그 끝
지심에 쉬리라
난
나무가 되련다
드넓은 대지 위를 홀씨로 날라 다니다가
마음에 드는 땅에 자릴 정하고
그 땅 흙 내음 위에 일어났던 일들을
일일이 다 거두고
고요히 팔을 들어 해를 향하여
마치 성자처럼 결의로 일어서서
하루 수 밀리씩 자라나리라
난
바람이 되련다
모든 빈곳을 찾아다니다가
없는 것들을 어루만지다가
나르고 돌고
춤추고 펼쳐지다보면
비로소 이젠
완전한 자유를 몸으로 느껴
알게되리라
공간의 힘을 얻게 되리라
난
산이되고
물이되고
나무되고
바람되어
있으리라
-Haianja the haia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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