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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란글

비문을 읽으며

하이안자 2009. 4. 5. 23:57

 

 

A Brazilian Scene

Lucia Buccini 2005

 

 

 

 



 

 

 

비문을 읽으며

 

 

 

오늘

성묘를 하고

묘제를 올렸다

 

봄기운 넘치는 산야엔

꽃봉오리 열리기 시작했고

소롯길 주변엔

고라니 흔적이 널렸다

 

절 하고

음복 하며

선영 주변을 살펴보니

어느덧 넓어진 묘역이다

 

우린 꼭

산의 묘역이 아니더라도

스스로 자연으로 돌아간다

세상에 오고감이 이어지며

새롭게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리라

 

바로  나선형의 나아감

그 첨단에 지금 서있음을 느낀다

늘어선 선조 묘비들은 그 징표다

 

난 잠시 생각했다

 

작은 역사

큰 역사 중에

개인사를 생각했다

 

비문엔 가문의 사적을 기록했지만

아직은 역사로  환생하지 못한다

살아있는 자들의 책임이라고 느꼈다

 

역사란 자연과는 다르다

또 다른 창조다

 

역사란 예술과도 다르다

삶과 통하는 직설의 미학이다

 

역사란 철학과도 다르다

존재하는 진리가 아니라

그 이상의 새로움이다

 

<오직 새로움으로 천명이 열린다>는

말씀은 바로 역사의 말씀이다

 

현재 조금이라도

아름다움을 창조할 수 있다면

돌아감에 아무 한이 없으리라

그럴 수만 있다면 더없이 기쁘리라

 

살아감이란 반드시

<배우고 익히는> 것이 되어야 한다는

가르침도 역시 다름이 아닐 것이다

 

 

 

                    -haianja the haianist-

 

 

 

 

 

 

 

CENTER>

 

출처:노을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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