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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란글

어느 목요일 초상

하이안자 2009. 4. 10. 00:02

 

 

 

Nancy Spero

 

 

 

 

 

 

 

 

 

 

            어느 목요일의 초상

 

 

 

 

아침에 만난

안선생님은

꽃구경하였느냐

하였다

 

동학사 벗꽃이

늦더라고 했다

 

난 요즘 매일

408동 앞 정원에

흐드러진 벗나무

꽃길을 걸어 출근한다

 

100미터쯤 이어진

꽃그늘이다

 

너무 밝고 고와서

나에겐 어울리지 않는

화사함이라고 느끼며

조금은 쑥스럽게 지난다

 

이여사는

새벽의 꽃축제 현장이

느낌이 좋았다고도 했다

 

다소 밤 늦게

귀가하며 문득

봄 이야기 내내 펼쳐졌던

하루를 기억한다

 

꽤나 기다렸던

봄의 화려한 환상임을

다시 새삼 느낀다

 

우린 다만 아름다운 환영

바로 그런 것이 필요한 것이다

무언의 그러나 조건없는

생기를  조금은 새로이

얻고 싶은 그런 것이다

 

그게 곧

<일신>

<우일신>

이란게 아닌가

 

번호키 누르고

문을여니

아직 저녁밥상을

놓아두고 있었다

 

늦은 저녁은

맛이 있었다

허기가

반찬 아닌가

 

 

 

 

 

 

                        -haianja the haianist-

 

 

 

 

 

 

 

 

 

 

 

 

 

 

편지지출처:노을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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