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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에서 사물과 혹은 의식을 표현할 때 사실은 모두 텃치로 이루어
지는 일이다 붓을 화폭에 문질러 곱게 펼 수도 있지만 이 역시 텃치
의 한 종류로 볼 수 있다 대상을 표현하는 상형적 긋기도 결국 텃치
인 셈이다 텃치는 어떤 경우라도 반드시 방향과 크기가 있고 속도
감이 함께 표현된다
구강에서 목과 혀, 연구개 경구개 치아와 입술, 목구명과 비강의 긴
장으로 이루어지는 발음 역시 그같은 방향과 크기 속도감 같은 동질
적 작용이 이루어지고 있다 다만 그 결과가 청각적이라는 차이가 있
을 뿐이다
사람이 사물을 파악할 때 당연히 오관을 사용한다 그 감각의 결과는
의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의미화 된다 세계를 이해하고 또 그에 대응
하는 방식이다
인류의 모든 동작은 창조적 표현적이다 구강에서 이루어지는 발음 동작
역시 위와 같은 보편적 작용과 의미가 있다 따라서 극히 보편적인 방식
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으며 이 때 각 문화권에서 유지해온 철학 학문 기
술 이론 등이 결국 유효할 것이다 물론 과학적 원리가 기초가 된다는 것
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음질을 물리학적 기록하여 자료화하는 방식도 있다 음질의 미세한 차
이를 분석할 수 있고 크기와 밀도가 나타난다 그러나 전인적 감각으로
수치화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음이 청각을 자극할 때 아마 이 같은 파
동의 자극을 받다들여 음감을 이루게 될 것이다 말하자면 자료를 해석
하고 있는 것이다 이점에서는 물리적 자료처리와 비교해 다를 것이 없
을 것으로 보인다 유일한 다른 점은 발음 순간의 발음 감각 즉 발음기관
의 긴장감이 여기에 더해진다는 사실이다 음 발생의 전체 과정이 모두
어울려서 언어적 음감이 된다는 점이 일반 소리분석과 다른 중요한 차
이일 것이다
발음 순간의 각 기관의 긴장의 모습은 음의 기본 구조가 되며 소리의
파동을 이 기본 구조를 제외하고는 완전한 감각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말하자면 언어적 음운의 의미를 구성하는 것은 이같은 전인적 감각이
라는 사실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음 질과 일반 사물의 물질
을 공감하는 공감대의 형성은 물론 자음과 모음의 역할 분담 때문이라
고 생각한다 예컨데 자음은 물질성 자체를 모음은 그 물질성의 밀도
와 크기 등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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