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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프랑스와 한국의 평가전을 보고 많은 국민들이 환호하였다. 축구의 최강 프랑스를 만나 확실히 대등한 능력을 구사하며 상대진영을 몰아붙이는 놀라운 전력을 보여주었다. 이는 분명 축하할 일이다. 20세기초두부터 서양의 힘 앞에서 그리고 서양의 힘을 일찍 터득한 일본의 침략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살아온 무기력했던 바로 그 역사를 뛰어넘고 싶었던 한세기간의 긴긴 소망을 이룬 한 이정표로 받아들이는 국민정서가 그 내부에 깊이 깊이 자리하고 있다.

사실 서양의 제국주의는 한 때의 광풍이었다.아직 남아있는 대국주의가 제국주의를 많이 닮았지만 이제는 지구촌의 개화가 상당한 수준 이루어져있다. 어떤 무력이 당장은 통하겠지만 이제는 인류 역사의 대세를 결정하는 것은 인류애와 지성의 힘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악의제국> <테러국가>가 아직 존재하고 있지만 광풍의 전시대의 찌거기이다. 그것들이 새로운 시대를 열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오랜 지성의 공백을 살아왔다.

빛나는 듯 착각했던 서구지성의 찬연함은 명백히 이제 빛을 잃고 있다. 우리들이 눈부시게 바라보았던 서구의 삶과 문화가 우리의 전통적인 그것보다 확실히 열등한 것이었음을 이제는 느낄 수 있다. 문제는 우리들이 커다란 착각 속에서 환영 속에서 살아왔었고 제정신을 잠시 놓고 있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우리의 삶이 역시 총체적으로 그러하였다. 이제 우리 본연의 지성과 활력을 찾아야하고 또 그것이 정당한 역사의 길이며 우리스스로의 삶의 이유라는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어야하겠다.

아마 이번 월드컵은 우리의 불운의 근현대사속에서도 이어져온 우리적 기질적 삶의 승리의 장이 될것이다.그것은 당연한 역사의 수순이다. 이제 우리가 오랜 잠에서 깨어야할 때임을 알리는 우렁찬 팡파레가 될 것이다. <손가락에 장을 지질만큼> 너무나 분명한 일이다.

사실 우리 근대사에서 눈부신 경제발전과 근대화는 역사의 온전한 궁극의 목표는 원래 될 수 없는 것이었다. 하나의 새로운 역사환경이었을 뿐이다. 우리가 반만년 역사상 맞아하였던 많은 새로운 환경가운데 하나였다. 우리는 지나간 역사환경들을 모두 헤치고 나온 역사의주인공이다. 근현대사적 환경이 그 하나였던 것이다.

우리는 그 난관을 이겨내고 이제 새로운 지평에 눈물겹게 서고자해야한다. 왜 눈물겨운가 스스로를 믿지못했던 역사상 한시대의 자아불신에 대한 크나큰 회한이 밀려오기 때문이다. 자기 주체적 삶을 살아갈 수 없었던 민족사적 고난 그리고 세계사적 오류에 대한 애련함 때문이다

이제 우리의 진정한 근대를 함차게 시작할 때다.
이번 월드컵은 그 의미가 2중적 3중적이다.

그 다중적 의미의 바탕에는 동아시아-한국-세계의 역사의 큰 흐름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주목해야할 때이다. 우리의 역사는 세계사와는 거리가 멀다고 느꼈던 역사적 문맹자들-사맹(史盲)들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세계에서 가장 역사적인 문화를 지켜온 사람들이 그 역사를 무시하였었던 것이다. 우리는 서양 근대의 힘이 역시 역사에서 나왔다는 솔직한 진상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서양의 근대화가 역사에 기초하였음에도 그 역사지성의 불균형으로 말미암아 서양문명은 세계사에 희망을 세워 나아가는 데 실패하였는데 그 실패의 가장 큰 요인은 바로 그들의 지적 오만때문이었다. 그들의 역사학은 그렇게 완전하거나 균형잡힌 것은 아니었다. 적어도 동이시아의 중심지성의 역사의 잣대로 볼 때 더욱 그러하였다. 동아시아의 전통은 사상이며 동시에 역사학이었다.그 범주는 보편성을 다하였고 그 자세는 균형을 다하였다. 그 보편과 균형의 힘은 서양이 일구어가려했던 인류의 길을 보다더 잘 밝혀줄 수 있을 것이다.단적으로 그것은 유학정신의 회복을 의미한다.

우리가 가장 멀리 던져둔 정신 그러면서도 모든 모순의 책임이 그곳에 있다고 치부했던 애련한 정신이 그것이다. 이제 유학의 재조명을 통하여 우리스스로의 진면목을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우리들이 알고 있는 유교상(儒敎像)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다.

우리의 역사와 전통은 중요한 것이라고들 말한다. 그로나 그 중핵이 유교임은 밀할 줄 모른다. 진정 모르기 때문이다. 이 지적 무지를 제일먼저 청산해야할 것이다. 자신의 사상사를 굳건히 회복하고서야 진정한 근대를 비로소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진정한 근대화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리의 진정한 근대화는 나아가 그대로 진정한 세계의 근대화의 바탕이 될 것이다.

나는 유학의 진상을 우리의 문명권적 사상사로서 성찰하기 위해 그 새로운 학문의 이름을 하이안(夏夷案)이라고 부르고 있다. 새로운 감각을 표현하기 위해서이다.문명권적 차원의 사상이며 조선 시대에 그 극에 달했던 사상이며 한국이 그 중심국이었던 사상이며 이직 우리가 그 명맥을 이어갈 풍부한 자산과 힘이 있는 바로 그사상이다.

우리의 전통정신의 회복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최대의 우리들의 과제이며 과학 경제의 발전보다 우선되어야할 우리역사의 본류주제이다. 그점을 깨우친다면 이번 월드컵의 역사적 다중 의미를 진정 가치롭게 할 수 있을 것이다.



夏夷案者

작업실주소:http:// haianist.ne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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