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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에 문화로서 나를 넓히고 예로서 나를 집약한다는 말이 있다.공자가 제자를 가르친 중요한 방향이다.우리의 일상적 관념으로는 예와 월드컵은 전연 무관한 듯이 보인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에서 월드컵 대회는 예의 경연장이어야하고 또 이미 스스로 그와 같은 속성과 본질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축구는 전투적 몸 동작을 다투면서 그 다툼의 상황 속에서 그 이상의 의미를 표현해내야한다. 경기의 성과는 승리로 나타나는데 그 승리는 그 표현의지의 뚜렷함 진실함 준비적 노력의 철저함 등을 반영하여 실은 커다란 오차 없이 경기자의 내적 역량을 종합적으로 그대로 반영하는 거짓없는 실체이다. 그것은 물론 심판의 오심이라는 변수를 무색하게 만들기에 충분할 정도로 진실의 함을 반영하므로 그 승리에 있어 논란이 있을 수 없다.

그 내적 연마의 정도 진실함 의지의 정체성 등을 결국 축구가 반영하게 되는데 아울러 축구가 지향하는 투쟁과 승리라는 원시시대 이래의 생존행동을 반영하면서도 그를 뛰어넘어 해당 싯점에서의 축구 주체사회의 문화 정신 기질 사상을 종합하여 표현하게 된다. 월드컵은 역시 확고하게 예의 범주에 속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한국 이탈리아 대전에서 양팀은 엄청난 파울을 교환하였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악랄한 난폭한 팀은 아니었는데 경기초반 이탈리아가 거칠게 니옴에 맞대응하여 격렬한 경기가 이어졌던 것 같다. <지코>는 이탈리아가 처음 전략적 입박의 수단을 사용하여 한국팀을 제압하는데 성공하였다고 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축구의 폭력적 측면은 투쟁의 본질상 불가피하고 이미 역사성을 지닌 현상이다. 그러나 그를 결국은 초월하는 새로움을 보여줌으로서 축구는 비로소 싸움으로부터 스포츠로 변환되는 것일 것이다. 그러므로 폭력은 <전략적>이라는 점쟎은 수식어를 붙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스스로는 비열한 것이다.

<문화로서 나를 집약한다>는 것은 결국 가치관과 이상이 표현되는 형식이 예라는 말이다. 그러나 예는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친숙한 삶의 형식속에서 표현된다는 점에서 예술 문학 공연 등 일반 표현형식과 준별된다. 삶의 한 결절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이 예라는 것이다. 그러나 월드컵은 삶의 일상적 속성을 표현하지만 일정한 룰을 가지고 있고 특히 강한 행사성을 가진다. 마치 거대한 설치표현예술이나 행동예술과 같은 속성을 지니고 있고 그 개막식과 전야제를 통하여 위대한 사상과 숭고한 의지마저 표현되므로 모든 표현의 일대 파노라마이가도 하다.

예를 들어 이번 월드컵은 민족간의 화해를 주제로 표현하였다. 그러나 실제의 경기에서 그주제를 표현하지 못하고 있는것 같다. 경기는 거칠거나 맥빠진 경우가 많은데 이는 오로지 승부에 집착하기 때문일 것이다.

개막식과 전야제를 통하여 화해의 주제를 표현한 한국은 붉은 악마의 등장을 통하여 민족화합을 자연스럽게 그러나 경이로운 힘으로 보여주었고 세계는 크게 감명받고 있다는 것은 하나의 예기치 않았던 형식으로 이번 월드컵의 주제를 결국은 잘 전달하고 있는 셈이다. 붉은 악마의 화합적 파워를 속좁은 민족주의로 보는 시각은 거의 없다. 모든 나라가 실제로 수신(修身)이 필요하다는 것을 모두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다른 방면에서 주제를 현창하려는 노력은 많이 부족했다. 예를 들어 거대한 성공적인 작품인 개막식과 전야제의 의미를 더 서술하고 탐구하고 음미하는 장이 마련되지 않은 점이 아쉽다는 것이다. 예로서의 월드컵의 속성을 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또하나 크게 착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바로 예란 하나의 지나간 가치관을 고수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잘못된 생각이다. 예는 과거를 위해 수행하는 것이아니고 현재를 개선하고 미래를 열기 위해 결국 행해지는 것이다.그러므로 예는 치열하지 않을 수 없다.그 치열하다는 것은 자기 성찰의 치열함과 의지의 확고함을 철두철미하게 표현하려는 의지로 충만해야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은 적어도 가장 강렬하게 축구애에의 열정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믈론 그들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세계를 고무하는 노력의 성실함도 대표적으로 보여주었다는 점은 승패를 떠나서 높이살만하다. 한국와 일부 국가의 돌풍현상을 제대로 음미하려고 노력한 세계언론도 상당한 성숙성을 보여주었다.그러나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다. 더 소스라치게 깨닫는 비폭력의 문명적 지성적 메시지가 더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오늘 오후에 한국과 스페인의 대전이 벌어진다. 여기에서 그러한 메시지가 크게 발출될 수 있기를 바란다.


夏夷案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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