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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아시아 사상은 인격의 연마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대개 알고 있다. 우리들이
흔히 "도통했다"는 표현을 쓸 때 어느 부면에 통달하였다는 의미를 지니지만
원래는 우주자연의 도를 통해 알아서 흠이 없는 완전힌 인격과 지성을 갖추었음
을 의미하는 것이 넓은 뜻일 것이다.

도통했다든가 성인의 경지에 도달하였다는 것은 사실 '삶의 이상'을 표현하는
말일 것이다. 그만큼 범인들이 이루기 어려운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통하
고 성인이 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그에 도달하려는 진절한 학적 노력일 것
이다. 고대 이래 동아시아의 학문이란 특별한 것이라기보다는 일상의 삶 자체였
다고 생각된다. 일상의 자아의 반추가 그 중심이 되었다는 것이다.


(2)

자아의 반추는 왜 필요한가. 먼저는 스스로 편안하기 위해서이다. 논어에서
"학문하면 기쁘다"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적절한 지적일 것이다. 즉 자신의 기
쁨을 이루어주는 것이 학문이었던 것이다. 물론 그 기쁨이란 지식의 축적으로
얻어지는 것들에 대한 기쁨인 것은 아니다.

그와 연관해 생각해볼 볼 것이 일신(日新)이라는 말인데(大學) "새로워지려
거든 매일 매일 새로워지려 하라"고 한 그 말이다. 그 새로움이란 역시 지식
의 새로운 축적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1)새로운 관점과 지견 그리고 안목을
말하는 것으로 생각되며 그로부터 자연히 편안함, 기쁨 같은 절실한 성취들을
맛보게 되는 것을 말한 것으로 이해된다.

<대학>에서 일신의 전제로 제시된 것이 격물치지인데 그 말이 이론적 냄새가
나기 때문에 상당히 심오하게 접근하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심오하기보다
절절한 말이라고 생각해야 하겠다. 일상의 전 경험을 반추하라는 말이기 때문이다.


(3)

유학에서 다루는 경험의 범주는 거의 무제한적이다. 삶의 과정에서 감지하는
어떤 현상에 대해서도 세심한 사려와 베려는 하는 것이 유학적 사유의 기초일
것이다. 그와 같은 경험적인 넓이에 있어 동아시아사상은 세계의 어떤 사상도
입도하고 있다.

그 경험적 넓이와 균형이 아시아 사상사의 요핵이며 그광대한 시공을 견지
하는 긴장된 사유가 결정적 특질이라고 볼 수 있다. 그점에 대해서는 이미 전논
하였으므로 중복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다만 나이 전체 삶의 장을 <학적(學的)인 장(場)>으로 재구성하는 것이 우리
사상 전통을 복원하는 초석임을 말하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쉬운 일이 아
니다. 일상에서 우리는 수많은 정념적 갈등과 부딛음 속에 살고 있으므로 우
리는 한순간도 자유롭거나 편안하거나 힘이 샘솟는 기쁨과 활력을 소실하는
위기 혹은 곤란과 부딛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그 가운데서 자신의 역동적인
훌가동하는 정화의 공간을 보유하는 것이 전통적 학문일 것이다. 나는 그것은
<제3의 차원>이라고 부른다.나 자신의 교유한 기능적인 활성 차원공간을 보유하
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차원은

(1)자기 자신과의 대화로 영위되며
(2)논리와 언어 혹은 영상으로 구성되고
(3)모든 존재적 경험과 현상경험이 분별되지 않고
(4)삼재의 하나로 우주에 동참하는 마지막 <인>의 영
역이다.(삼재의 인은 인간이 아닌 인문)

이렇게 보면 꽤 새롭게 유학의 개념을 해석한 듯이 보이지만 사실은 이미
중심적으로 강조되온 기초적 개념일 뿐이다.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문(文)> <문장(文章)> <문채(文彩)> <문명(文明)> 같은 개념들이 바로 그
창조된 제3의 공간을 지칭하는 말들이다. 주역에 말하기를

"드러난 용이 밭에 있으니 천하가 문명해졌다"

고 하였다. 용은 정신이며 밭은 세상이다. 이 세상에 나의 정신이 현실세계
속에 갈등 없이 구현되어 아름다움을 줄 수 있게 되었다는 미학적 언어이다.
공간창조의 가치를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역시 같은 맥락을 지니고 있다.

나는 모든이들이 바로 이 <문명공간>을 이해하고 유지하려는 노력을 가울
일 수 있기를 바란다.물론 우선은 나 자신부터 그 절실한 노력을 지속해 나아
갈 것이다.



하이안자

ist. Haianist Ha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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