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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회의의 무정견함>

2003년 10워 28일 호주제폐지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였다. 그동안 심의 과정에서 격론도 있었다고 하나 국무위원들이 제대로 토론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 심의 토론 과정이 상세히 보도되지 않고 있는 것이 그 증거이다. 사안의 중대함에 바추어 그 토론과정의 공개는 필수적인 것이다.

국민을 배제한 채 통과할 권한이 그들에게 주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행정과 정치는 모두 국민의 마음을 헤아려 그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당연하므로 중대한 문제에 대해서는 완전히 열린 과정에서 공개적으로 결정되어야 마땅하다.

먼저 국무회의의 자세한 발언록을 공개할 것을 촉구한다. 왜냐하면 국무회의 통과는 호주제 페지의 일차관문 통과를 허용한 것으로서 한국 전통사회 훼손이라는 엄중한 폭거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또한 왜냐하면 호주제폐지라는 비역사적 역사가 후일 중대한 문제로 부각될 것이고 이 무정견한 결정의 과정이 명백히 우리의 역사와 심성과 제도들을 차후 심하게 흔들게 될 것이며 그 책임의 소재를 엄정히 묻게 되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기 때문이다.

국무회의의 결정은 여성운동가들에게 승리의 도취감을 주고 있을 뿐이지만 여성운동가들은 이미 순수하게 여성을 대표하는 집단은 아니다. 자신들이 선각자인 것으로 착각하는 오만한 <일부 잘못된 집단>에 속한다. 과거 <일부 잘못된 군인들>이 나라를 혼란에 빠뜨렸던 것과 같은 무모함을 불사하는 이기주의를 허용한 것은 국무회의의 존재가 얼마나 허울에 그치는 것인가를 말한다. 그들은 그 폭거에 동조하였으므로 국무회의는 제도와 정책의 이름으로 폭거를 앞장서서 자행할 수 있게 해주었다. <호주제통과회의>는 역사상 끝없는 질타를 일차적으로 받게 될 것이다. 친일각료들이 나라를 팔았듯이 <찬성국무회의>는 한국의 문화와 사회를 팔아치우려는 무책임함을 자행하였다는 것이 명백한 진실일 것이다.



<사이비 전문 논객들의 난무>

언론에 등장하는 논객중 호주제의 역사적 의미를 토로하는 사람은 보기 어렵다. 오히려 "호주제는 전근대 악습'이라고 공언하는 문화 역사적 <자아공격>이 난무하고 있다.그러므로 그들의 주장을 반복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그들의 일반적 인식은 '여성의 시대'가 오고 있다는 것이다.과연 그런 시대가 오고있는 것이거나 혹은 오는 것이 정당한 일인가 물어야 할 것이다. 모든 정당한 일들은 아무리 바람직한 것일지라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

<찬성국무회의> 이후 힘을 얻은 이들 논객들은 언론의 전지면을 지배하고 있고 국민의 눈일 그 지면들은 반론의 게재를 극도로 절제하고 있다. 권력자들의 결정에 고개숙이는 것이고 상업주의적 계산으로 여성세력에 아부하는 <몸낮춤>의 자세인 것이다. 일부 보수를 자체했던 언론들은 한걸음 나아가 <국회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그들이 국회에 영향력을 주려는 발상은 국민들이 힘없음을 간파하고 <공>을 세우기 위해서다. 그러나 그것은 중대한 착각이다. 그들은 아마 호주제페지가 개혁적인 것으로 어설프게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시대에 진정한 개혁은 무엇인가 또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조용히 묻고 싶다.



<민주와 자유 양성평등과 국제여론의 함정>

운동세력은 자신들의 전투적 주장을 정당화 하기 위해 민주를 가장한다. 양성평등이라는 모호한 개념을 앞세워 국민을 호도하려든다. 어울리지 않게 자녀의 행복추구권이라는 괴상한 개념을 들고나와 자신들이 극히 어진 모성적 집단인듯이 분식한다. 그리고 이웃나라와 국제여론 등을 들먹이며 시대를 앞서가는 선각자집단인 듯이 행동한다. 사실 한국 근대사에서 신물나게 자주 보던 구습의 행태를 이어받았다.특히 그들의 전투적 무모성을 각별히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토록 갈구하였던 민주주의란 남성을 가족으로부터 해체하는 것인가? 그리고 민주주의란 성씨제도를 흔들어 외해하고 가문을 무너뜨려 이 땅을 개인주의의 천국으로 만드는 것인가? 그리고 국제여론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문화를 비하하는 것인가?

진리는 언제나 하나이고 <부부(夫婦)>란 남편은 남편답고 아내는 아내다운 것이다. <아내가 남편답고 남편이 아내다운> 왜곡현상이 정상현상일 수는 없지않은가? 하물며 가족이란 단순한 패밀리(family)인 것은 아니다. 혈족의 단위이며 <부모-부부-부자-자손>으로 이어지는 민족사 전승의 기초이다. 그 가족개념은 과연 호주제라는 제도를 넘어서서 영원한 그무엇이다. 가족은 가문이라는 이름으로 문화적 본질성을 강화하여 공적이고 사회적 역사적 삶으로 나아가며, 가족성을 초월적으로 승화하여 모든 국가적인 것들의 초석을 마련하는 힘의 원천이다. 새로운 시대란 오히려 개인주의의 폐해를 극복하고 보다 문화적 공적으로 승화초월한 가문의 의미를 강화하여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현재적 진실이다. 개인과 일부 집단의 이기주의를 극복하는 것이 얼마나 절실한 주제인가.

가문(家門)이란 가족(家族)의 혈연적 성격을 넘어 구현되는 보편적 개성을 의미한다. 이 가문개성이란 보편사상과 문화 국가적 공의의 실천을 그 중심으로 구축되는 이상적 단위이다. 현재는 그같은 초월의 중심으로서 가문의 의미를 심화하여야 할 때일 것이다. 그 중차대한 시점에서 그 민족적 힘의 중심을 무너뜨리려는 것은 얼마나 무모하고 어리석은 일인가?


나는 이와같은 폭거가 단지

1)자신의 문화와 전통을 해악시하는 자학사상에서 나왔고
2)서구가치를 지상의 이상으로 여기는 신형의 사대주의에서 나왔으며
3)자신의 역사를 탐구하지 못한 자아상실의 결과이고
4)새 시대에 대한 중대한 오판의 결과이며
5)개혁의 욕구를 오도하여 권력을 탐하거나 이기주의를 만족하려는 탐욕에서 나왔고
6)오늘의 모든 문제를 막연히 <조상탓>으로 돌리려는 무책임하고 불효하며 부도덕한 남의탓 행태를 반영하는 것이며
7)많은 이를 타락시켜 낮은 수준으로 평준화하려는 사악한 비지성적 집단의 자기민족 욕구에서 지지되고 있고
8)자성과 반성을 해야할 경우에 남을 공격하여 면피하려는 간교한 술책에서 나왔고
9)부부간의 지순한 애정을 시기하는 질투심에서 발원하였으며
10)자연정감을 소중히 여기고 살아온 문화전통을 지키기를 거부하고 인위적 방종을 자유로 착각하는 비자성적 삶의 결과이며
11)부부관계를 물질적 물리적 차원으로 추락시키려는 무리한 발상이고
12)부모와 자녀의 정감을 대립적으로 만들고 부부의 사이를 이간하며 가족과 사회의 결속력은 무너뜨려 민족적 유대를 결정적으로 파괴함으로서 이 나라를 오직 분리된 개인들의 욕망으로 유랑하게 만들어 아무런 제제가 없는 무법천지로 만들어서 무력에 가까운 힘의 논리를 새로운 힘의 중심으로 삼으려는 허황된 세계주의의 산물이다.


라고 생각한다.

여성운동세력의 폭거에 동조한 국무회의는 그에 합의한 것이므로 역시 일종의 폭거일 것이다.

우리가 개혁을 지지한 것은 한국 근대사의 구체제의 타락 부패한 중심을 개혁하고자 하는 열망에서이지 일부 집단을 위한 새로운 물리적 권위주의의 승리와 그 집단이기적 편의주의적 제도의 수립을 지지한 것은 아닐 것이다.

특히 국민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았으니 폭거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음은 너무도 당연하다. 그동안 정부가 앞장서서 국민들에게 일빙적으로 홍보하는 위로부터의 가치적 억압을 수행하고 겸손히 묻지 않았으니 분명 폭거가 아닌가...그 논의의 출발이 대립을 부추기고 전투적 방식으로 일어나서 비난과 부정과 싸움과 길등을 오로지 유발하는 전술을 사용하였으니 역시 폭거가 아닌가....가정-가족-문화와 연관된 국민보편의 중대한 일을 공권력과 언론과 운동과 힘으로 하려하였으니 문(文)적인 것이 아니고 이미 무(武)적이다.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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