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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 저>1

꾸룩 꾸룩 우는 물수리 새는

황하의 모래 톱에 노니네

요조한 숙녀인 그대는

군자의 좋은 아내되리라

멋대로 자란 저 마름풀들

여기저기 물길 따라 찾아 다니며

요조한 숙녀인 그대를

자나 깨나 그리네

그대 만나지 못해

자나 깨나 나의 시름은 떠나지 않아

아득히 그리는 이 마음이여

잠 못 이루고 오늘도 뒤채이는 이 밤이어라

멋대로 자란 행채 나물을

에서 제서 뜯었네

요조한 숙녀인 그대를

거문고 뜯으며 만났네

멋대로 자날 행채 풀을

가까이 가려왔네

요조한 숙녀 그대와

북소리 종소리 음악으로 즐기네


2

이 시는 주지하듯 공자가 편찬한 시경의 첫 <국풍>의 <주남>에 맨 처음 등재된 시편입니다.
이 시를 감상하는 것은 독자의 자유일 것이나 이 시를 선택해 실은 공자의 뜻은 깊은 것입니다.시에 관한 공자의 말씀을 보면

<제자들아 어찌하여 시를 배우지 않느냐? 시를 배우면 좋은 뜻을 일으킬 수 있고 사물을 잘 관찰할 수 있고,
다른 사람과 조화를 이룰 수 있고,많은 사람과 무리를 이루어 사회 생활을 잘 할 수 있게 될 것이다.가
까이는 부모를 섬기고 멀리는 군주를 섬기는 법도 알게 될 것이다.그리고 금수초목의 이름등 자연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알게될 것이다.> (논어 양화)

<시경의 관저 시는 즐거우면서도 방탕하지 않고(樂而不淫) 슬프면서도 애상에 빠지지 아니하였다(哀而不傷)> (논어 팔일)

<너는 주남周南 소남召南을 왜 공부하지 않느냐? 사람이 주남과 소남을 공부하지 않으면 바로 담장을 마주하고 선 것 같으니라> (논어 양화)

<자하가 묻기를 시에: 아름답게 미소하는 입매 예쁘고 곱다란 눈매 아름답구나.흰 바탕으로 하여 더욱 아름답다(逸詩)고 하였습니다.
무엇을 말한 것입니까? 공자는 말하기를: 그림그리는 일은 흰 바탕을 먼저 준비한 후에 하게 된다는 뜻이다(繪事後素)
자하가 말하기를: 예禮를 뒤에 행한다는 뜻입니까?공자가 말하기를:나에게 새로운 생각을 일으켜주는 것은 너 상商이로구나! 비로소 함께 시를 논할만하구나

등에서 보면 공자는 자신의 학문에서 시르 매우 중시하였습니다. 과연 시 가운데는
그 말씀처럼 자연 역사 인간생활의 제 양태 사람의 심성의 미묘한 작용 모습 등 사람이 응시해야할 많은 경험들이 빠짐없이 들어 있습니다.

[의미의 길];시경의 시들은 당연히 난해하지 않습니다.일상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였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통상의 자연 감정은 소중한 것이며 삶의 원동력입니다.

시경은 그 일상의 감정을 토로하고 융통하여 그당시의 여러 부류-귀족과 서민 남과 여의 각 계층 여러 신분의 사람들이
그 생각과 삶이 하나이도록 만나고 서로 인도하게 해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는 또한 공동체의 유산입니다.시인은 가족 공동체-씨족 공동체-도시,국가 공동체-로 이어지는 누층적 공동체 구조 속에서
개인적 심성과 자유로운 감정과 개성의 그 귀중한 가치를 자각 인식하고 있었음을 나타냅니다.바로 그 개인의 의지와 결단의 중요성을 말하려하고 있다는
시경의 특질은 그 중요한 가치를 구성하고 있습니다.생각함에 사특함이 없다>는 공자의 시에 대한 평은 그러한 가치의 전제 조건이나 기초를 이루는 전범을 말한 것일 것입니다.

이 시가 적어도 2000년 전 이상의 앞 시대의 것임을 생각한다면
또한 사람의 몸을 제물로 쓰던 인신희생이 행해지던 야성의 시대의 감정임을 생각한다면
그 사회 속에서 자라고 있던 고결한 심성들이 지금 껏 이어지고 있음을 누구나 느끼게 되며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시경시대의 시가 공동체 사회에서 개인의 소중함을 말하려한 것이라면 오늘의 시경을 읽는 마음가짐은 역으로 개인주의 사회에서 공동체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재인식하는 성과를 지향해야할 것입니다.공자의 인(仁)의 바탕인 서(恕)의 관념의 실제 운용 과정을 이 시가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3

요즘 우리 사회에 가족의 의미가 극히 박약해지는 것으로 비치고 있는 것이 일반적 느낌입니다.
그러나 실은 우리사회는 아직 강고한 가족의식으로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가족의식이 박약해지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는 현상은 그런 주장이 목소리를 크게 내고 있고
다수의 사람들은 여전히 조용히 가족의 의미를 고수하며 살고 있음을 실제로 널리 경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가족의식은 실은 서양인들이 부러워하는 것입니다.
주관없이 가족의 의미를 허무는 것이 선진사회를 구현하는 것으로 착각한다거나
여성의 남성에 대한 피해의식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그것이 이상적인 삶을 이루는 길인양 생각하는 것은 분명한 단견일것입니다.

남녀의 성간조화로 이루어지는 위대한 힘을 전통사회에서도 부정해본 적은 없었습니다.
가능하면 부딪음을 최소화하면서 가정의 정감을 키워나아가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 우리의 가장 중요한 방향이 되어야할 것이라고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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