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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공손추 4
孟子公孫丑 四
덕(德) 인(仁) 사(士) 현자(賢者)우리 삼천년 지성의 역사가 성취했던 개성에 넘치고 수준높았던 삶의 이상은 아마 거의 고사상태에 빠졌다고 쉽게 진단하게 된다.
야성적 역사의 끝자락인 미신과 살륙으로 점철되었던 중국의 전국시대(戰國時代)를 살았던 맹자의 힘찬 논설이 경이로운 것은 첨단 문명의 시대라는 지금의 사람들에게 던져진 목소리로서도 조금도 손색이 없는 현실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 ... ... ... ... ... ... ... ... ... ... ... ...맹자왈:인(仁)의 정신을 실천하면 영화(榮)롭게 될 것이며 인(仁)을 행하지 않으면 욕(辱)되게 될 것이다.오늘날 사람들이 욕되기를 꺼리면서도 사는 것이 어질지 않나니 이는 마치 습기(濕氣)를 싫어하면서 낮은 땅에 사는 것과 같다.
만약 욕되기를 싫어한다면 덕(德) 있는 이를 존중하고 선비(士)를 존중하는 것보다 급한 일이 없다.어진 현자(賢者)가 중요한 자리에 있고 유능한 이가 직책을 맡아 행하면 국가가 평화로와질 것이니 이런 때를 놓지지 않고 정사(政事)와 법(法)의 의미를 을 밝게 (투명하게) 구현해나아간다면 비록 대국(大國)이라할지라도 반드시 그 나라를 두려워할 것이다.....
지금은 나라가 한가로우면 이런 때를 놓지지 않고 쾌락을 추구하고 나태하고 오만한 삶을 살아가나니 이는 스스로 재앙을 부르는 일일 것이다.
재앙과 복은 자신 스스로로부터 얻어지지 않는 경우가 없나니 <<시경(詩經)>>에 말하기를
"길이 하늘의 명(命)에 합치되게 살아 스스로 많은 복을 구한다"(永言配命,自求多福)
고 하였고 <<서경(書經)>>의 <태갑(太甲)>에 말하기를
"하늘이 일으킨 재앙을 피할 수 있으나 스스로 일으킨 재앙으로부터는 살아날 수 없다"(天作孼猶可違,自作孼不可活)
... ... ... ... ... ... ... ... ... ... ... ...
맹자 당대의 각 조직과 국가는 오늘의 개념으로 효율주의에 빠져 있었다.전쟁에서의 승리 생산력 증대의 관건인 다수 노동력의 확보와 영토의 확장 신민의 일사불란한 지배를 위한 새로운 정책의 개발 그리고 음모와 술수를 위주로한 외교 정치의 추구가 가장 유용한 것으로 간주되었다.
반면 당시의 급격한 산업의 발달과 생산력의 증대에도 불구하고 빈부차는 극대화되어가고 있었고 일반의 삶은 거의 궤멸상태에 빠져들고 있었다.맹자가 지적했던 대로 길에 굶어죽은 백성의 시체가 즐비하되 권력자의 소와 말은 살찌고 있는 처참한 현실에 처해 있었다.
맹자는 그러한 세태를 진단하여 "스스로 재앙을 부르는 일"이라고 단언하고 있는 것이다."그리고 욕된 삶'이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명예와 권력과 부를 추구하며 그것이 영광된 삶이라고 믿었던 당대의 사람들에게 "그것은 욕된 삶"이라고 질타하고 있는 것이다.
진정 영광된 삶은 무엇인가?하는 것이 맹자가 던지는 만인에 대한 굵은 질문이었다.
불행히도 그 질문을 진정 알아듣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아마 지금 똑같은 질문을 해도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다만 지금 사람들은 교묘한 수사로서 자신의 삶을 정당화하고 영혼이 결여된 허령(虛靈)의 문화나 방편주의 편의주의의 습관적이고 기질적인 삶을 "자연"이라고 부르면서 동시에 고전의 고급언어를 안개처럼 흐려버리면서 자신들의 혼돈을 정당화하려든다.예를 들면 자연주의 철학이라고 오해하고 노장철학을 막연히 동경하는 태도야말로 그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다.
맹자의 언표는 공허한 상상의 철학이 아니다.밀림의 북소리 같은 생생한 삶의 현장에 던져진 활어(活語)이다.따라서 그의 인(仁)은 공자의 비교적 고상함 보다는 오히려 엄정한 언어이다.그의 인(仁) 개념은 간단히
""사람 죽이지 말라"'
는 처절한 규탄의 언어로 부활된 현실어이다.
남을 해하는 삶이 결코 영광이 될 수 없다는 준엄한 자성의 목소리이며 그것은 하늘의 명 즉 자연의 법칙에 어긋난다는 호연(浩然)함을 논리적 역원(力源)으로 하고 있다.그리고 시경과 서경의 역사어를 인용하여 그러한 삶은 인간 정신사의 퇴보임을 증명한다.
스스로의 결단에 의해 퇴영적 삶을 청산하라는 깨우침이다.오늘날 우리가 믿고 있는 역사는 스스로 진보한다는 생각이 그냥 얻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경고이기도하다.
그가 결국 기대를 걸었던 것은 오직 지성인으로서의 사(士)와 현자(賢者)이다.정신사를 계승해 살고자 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따라야하며 그것이 발전 진보의 길임을 말한다.
돌이켜볼 수록 나의 삶이 진정 부끄러운 것임을 느끼게하고 있다.경전의 글줄이나 아름다운 문장을 많이 읽은 들 무엇하느냐는 자성을 크게 불러일으킨다.
그가 말하는 사생취의(舍生取義)의 삶을 확신을 가지고 편안히 편안히 살아가고 있지 못한 논자로서는 더욱 부끄러운 일이다.
.................................夏夷案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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