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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쓰지 못하는 글 : 유교와 경전 - 본론을 위한 기원 ::


경전에 대한 자연스럽고 순리적인 음미의 길을 모색하고 싶은 것이 진정한 소망이었다.그런데 몇가지 이유로 인해서 그 소망이 쉽지 않은 것임을 느꼈다.

아직도 얼마나 더 초석을 놓는 글들을 써야만 비로소 경전 이야기를 부담없이 그리고 보람을 느끼며 쓸 수 있을 지는 정말 미지수이다. 그 진정한 본론을 위한 장애는 여러가지가 있다.

(1)경전 이해력의 심도와 새로움을 추구하는 문제
(2)경전문헌 해석능력의 진전 문제
(3)경전에 대한 음미를 받아들이는 일반 여건의 문제
(4)경전해석의 방향과 문체의 문제
(5)해석의 목표와 의도의 정립 문제
(6)경전을 보는 시각의 정립 문제

등등 허다한 어려움이 가로놓여 있다.그 중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해석능력을 제고하는 문제와 여건의 문제이다.해석능력의 문제는 해석자의 몫이므로서 당연한 문제이므로 우선 논외로하더라도 여건과 상황의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된다.물론 문헌을 판독 독해하고 그 개념과 논리를 분석 음미하는 것이 유교교학의 기본일터이다.

겅전과 해석이 그 당대의 사회에 뿌려지는 정신의 싹이라고 볼 수 있다면 그내용을 받아들이는 사회의 여건은 그 싹을 틔우고 자라게하는 토양과 같다. 토양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씨를 뿌린들 자라기 어려울 것이다.

비유컨데 씨앗을 준비하는 일도 어렵거니와 자랄 수 있는 토양을 조성하는 일도 지난한 일이다.이러한 이중고로 인하여 이 오솔길은 아직 불과 몇건의 경전해석례를 보이는 미미함에 머물렀고 동시에 여건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역시 미미하나마 병행하고 있는데 혹 두마리 토끼를 쫓는 것이 아닌가 스스로 돌이켜보지 않을 수 없음을 느낀다.

그러나 언제나 역사적으로 전승돼온 정신의 씨앗이 있고 그 토양이나 분위기는 사실 인위적으로 조성되는 것은 아니다. 한 시대의 총체적 역량으로서 자성의 분위기가 스스로 일어나 형성돼야할 그 무엇이다.

그러므로 지나친 주장이나 극언을 하기보다는 자연스러운 어법으로 담담하게 논의의 장을 펼쳐두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공자 맹자의 경우 그 이상 실현의 희망이 누구보다 강했고 순정한 것이었지만 그들 성현마저도 그 당시대에 뜻을 펴지 못하고 천명(天命/역사와 현실의 형세)의 미성숙을 그대로 받아들여 후일을 도모하였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공맹의 시대와 다른 것은 오늘날이 지식폭발의 시대로서 광범한 지식 의존의 문화가 융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식은 사물 이해의 기초이며 유학의 기초인 격물치지(格物致知)의 자세도 지식의 개발을 의미하고 있다. 지식은 지혜의 전제이다.

그런 의미에서 유교적 정신의 가치와 그 부활의 당위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시 역사와 문명에 대한 지식을 정밀하게 확충함으로서 그 바른 이해에 도달할 수 있는 기능성이 매우 넓다는 점을 고무적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지식위주의 이 시대에 또한 자연정감이 강조되는 것은 당연하고 이는 지성과 감성의 조화를 통해서만 인간적인 창조가 가능함을 보여온 역사가 뒷받침하는 일이기도하다.

반면에 명상과 좌선 등 조건없는 직관적 도통을 추구하는 신비주의적 추향이 유행하는 것도 역시 예의 균형을 추구하려는 생태적 욕구이기도 하다.

반면 지식위주 그리고 생태적 빈성의 흐름 같은 문화의 형성력은 결국 일상의 일반의 삶에서부터 하나의 큰 움직임이나 운동으로 발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컨데 대중문화의 영향력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까닭이다. 대중문화야말로 일반의 생활감정을 토대로 일어나는 그 사회의 문화적 저류를 보여주는 거울이나 바로메타이며 동시에 그 현장이기도 하다.최근 유행하는 가요의 가사를 보면 그 점을 잘 느낄 수 있다.


A라는 사람도 사랑해보고 B라는 사람도 사랑했지만
모두다 똑 같더라 똑같더라
진실한 가슴이 없더라
.....


외로워서 이사람도 사랑하고
괴로워서 저사람도 사랑했지만
모두가 똑같더라 똑같더라
그사람이 그사람이더라
......


이 노래는 서구적 정념과 이상을 추구해온 한 세대간의 삶의 허망함을 자각하고 자신을 직시할 필요가 있음을 극히 평이한 정념에 실어 노래하고 있다.

평이한 어법 속에 사람의 보편성을 노래하고 진정한 근거 없는 점념적 방황의 무용함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시사를 던지고 있다.

신세대의 문란함과 기성세대의 탈가족적 행태가 모두 그 대상에 든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는 신구세대간의 구별없이 공히 정념적 이상상황에 처하여 있음을 대변해 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중국에서 한류(韓流)가 유행한다고 한다.일부 논자들은 한국의 문화가 미국의 문화를 수용하여 한국화하였던 데에 그 원인이 있다고 하고 어떤 이는 그들 나라보다 약간 앞선 우리의 서구화의 정도에 대해 친밀감을 느끼는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또 서구화의 진전의 경험을 잘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일본이 아시아에서 혐오의 대상으로 되었으므로 한국적인 것이 역으로 잘 수용되는 측면이 있다고도 한다.

여하튼 한국 대중문화는 이제 한국적 카테고리를 넘어서서 아시아적 호흡을 시작했고 그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심장한 문화의 시작을 알리는 커다란 징후일 수 있다.

그 한류의 중심은 한국의 젊은 신세대층의 문화적 성향이 아시아적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는데 바로 그점 때문에 한국 신세대의 문화를 분석하지 않을 수 없게하는 일대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대개 한국의 신세대의 정념은 무엇인가? 대개는 서구적 지향성을 강하게 띠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서구적 외모의 추구 서구적 직정적 태도의 추수라든가 순수함으로 포장되고 비이성적으로 진행되는 우연과 해프닝으로 구성되는 청춘의 삶의 과정과 스로리의 근거없는 신고전화(新古典化) 같은 것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에게서 피어나는 한국적인 것은 무엇인가하면 그것은 전통적인 이상이나 정념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서구적 방식을 초탈하는 보편적 순수함의 추구(보다 극단적인 순수함)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동시에 그들이 혐오해마지않았었던 전통정신에 대한 본능적 돌아봄이 그 안에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신세대의 문화 속에서 전통의 가능성을 드러내보이는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의 신세대가 의식적으로는 전통을 방기하는 것 같이 보이지만 그것은 오도된 지식이 끌어가는 일부의 이념에서 그러한 것이며 개혁의 욕구를 방해받고 있다는 이유없는 답답함에 근거를 둔 것이다. 그리고 그 외의 일반적 전통성과 민족성을 그들이 부정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기성의 문화인들이 오히려 서구적 가치에 오히려 더 깊숙히 경도되어 자신의 전통을 돌아봄에 순수함을 잃고있다는 사실이 그와 대비된다.꼭 상업주의에 의했다가 보다는 기성부모세대의 용인속에 누리고 있는신세대의 문화는 극히 자유분방하다.자나치게 교육적인 반면에 크게 문화적으로 관용성을 보이는 그 기성세대가 적극 그 자유의 향유를 가능하도록 해주었던 것이 사실이다.

입시교육의 해가 있었지만 적어도 그것은 순수함의 오염을 차단해줄 수 았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순수함은 모든 창조적 성과의 기초이므로 민족 본질의 회복의 토양은 결국 잘자란 신세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할 수 있고 또 큰 기대를 건다.

이렇게 보면 유교적 전통적 토양을 저해하는 요소는 결국 서구편향적 오도된 지식이라고 할 수 있다.그리고 그 왜곡은 이미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에서 해소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발견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 문화적 표현의 구조 속에서 정통과 유교정신은 아직 힘을 쓰지못하고 있다.생활의 표면에서 침잠된 그 어떤 것으로 혹은 삶의 강인한 지표로 굳게 작용하고는 있으니 적극적 의식적으로 오늘을 전통의 힘으로 소화하려는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유교와 그 역사는 충분히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바로 그 점이 우리가 직시해야할 문제라고 생각한다.최근 사화학 철학 등의 분야에서 활발하게 유교를 재해석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고 그 움직임이 유교의 본질에 이르는 심오한 깊이와 현실적 역량을 갖추기를 기대한다.


하이안자 夏夷案者
the 1st.haia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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