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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yu as life style/Situation

장용림론

하이안자 2004. 6. 11. 05:32

 

망초꽃, 그 숱한 흔들림으로 바람 마저 사위어 가는
하얀들에서 그늘이 위안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한나절이 멀다 하고 들이치는 유월 장맛비 속에서
허리에 바람을 감고 서서 그렇게 흔들릴 뿐
젖지 않는 망초꽃, 그 꽃그늘을 알았다.

유월이면 천지를 환하게 물들이는 어김없는 몸짓처럼
그 흔들리는 꽃그늘이 새벽안개처럼 번져오고
빈한한 마음자리 둘 곳 없어 허허로울 때
토닥토닥 다독임의 손길로 위안이 되어 스미는 꽃그늘
그 그늘을 알았다.

- 장용림 -

 

 

 

 

 

 

작 품 감 상 글.............

 

 

 



오동꽃 내리는 소리 90 X 35cm 석채

 

 

 

위의 작가의 글에서

 

"꽃그늘 그 그늘을 알았다"고 한 것은

 

작가가 주목하는 미학의 범주가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준다

 

여기 오동꽃 내리는 소리도 그하나이다.

 

 

 

우리는 대개 그림을 볼 때 특별한 왕도란 없다

 

마치 시 한 수를 감상할 때와 다를 것이 없어야 한다

 

특별한 지식을 요하는 것도 아니다

 

 

 

나는 그림을 접하면 이해의 한 방편으로

 

 화가가 그린 그림과

 

그 그림의 실제 대상과의 거리를 생각하여

 

이해의 실마리를 구하곤 한다

 

 

 

사실적인 그림일수록 작가는 무언가

 

그림과 실제 대상과의 사이에

 

향상적 색체적 거리를 조성함으로써

 

그림말을 걸어오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고 나서는

 

그림은 다른 일반 글이나 언어와

 

조금도 다를 것이 없어지게 된다

 

자유로운 감상이 나아게 비로소 다가오는 것이다.

 

 

<여기 오동꽃 내라는...>은

 

작가의 언급대로 꽃 그늘이 그려졌다

 

꽃과 그늘과 그 배면이 중요한 화두인 셈이다.

 

우리는 대개 아름다운 꽃 자체에만 관심을 갖기 쉽다

 

그러나 꽃은 무언가의 힘과 질서의 소산이다

 

 

장용림은 푸른 하늘을 연상하는 배면을 그려

 

꽃의 고향이 하늘이라고 말한다

 

그의 그늘은 하늘빛 하늘인 셈이다.

 

하늘은 밝고 그늘은 어둡다는 제2화두가

 

보인다

 

하늘과 꽃은 그리하여

 

빛과 어두움이라는 인생의 용어로 전환한다

 

 

 

결국은 인생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아래로 쏟아지는 꽃들

 

그 모습도 아름답다고 말하고 있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는

 

메시지와 통하며

 

아름다움이란 극기의 산물이라는

 

발언이기도 하다.

 

 

그는 또한 아름다움의 자각의 근원이

 

감성보다는 지성에 있다고 말하고 싶은 것 같다.

 

 

그는 녹색 잎에 꽃의 모습을 그려서는 그 언어가

 

명확하지 않으므로 드디어는

 

다음의

 

 


찬그늘 뜨거운 적멸 80 X 53cm 석채

 

 

 

 

을 그려서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하였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열정의 배면에

 

냉철한 지성이 자리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다소 ...위험한 열정일 것이다.

 

 

 

 

작가는 결코

 

열정이 부족해서 지성을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

 

감성주의의 지나친 만연을 두고

 

일부러 그래보는 말일 수 있다.

 

 

 

 

 

 

Haianja the 1st Haia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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